양자간 정보 양 차이

photo_caption
신준영 한국은행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중고차시장에서 차량을 구매하려고 하는 강원도씨는 사고경력이 없는 좋은 차는 500만원에, 사고경력이 있는 나쁜 차는 300만원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고 이 가격은 판매자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자. 강원도씨는 가격에 적합한 수준의 차량을 구매하려고 하겠지만 실제로는 겉모습만 보아서는 좋은 차인지 나쁜 차인지 구별할 방법이 없다. 결국 그는 확률이 반반이라는 생각에 400만원의 가격을 제시하고 이에 응한 차량을 구매한다. 그러나 강원도씨는 나쁜 차를 400만원에 구매했을 가능성이 크다.

합리적 선택 저해 잘못된 구매 초래

 강원도씨와 달리 판매자는 자신이 팔려고 내놓은 차가 어떤 상태인지 알기 때문에 좋은 차를 내놓은 사람은 400만원에 팔려 하지 않을 것이고 반면 나쁜 차를 내놓은 사람은 주저 없이 차를 넘겨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결국 중고차시장에서는 좋은 차는 사라지고 나쁜 차만 남게 될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판매하려는 사람이 구매하려는 사람에 비해 차량의 상태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는 이와 같이 한쪽이 다른 한쪽에 비해 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하고 이로 인해 강원도씨처럼 잘못된 구매를 하는 것을 가리켜 ‘역선택’이라고 한다. 역선택 현상은 사례와 같이 거래를 위축시키고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을 감소시킨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중고차 시장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중고차 시장에서는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완화시켜 구매자들이 역선택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다양한 장치들을 갖고 있다. 중개회사를 통해 전문가의 점검과 확인으로 차량의 적정가격을 산정하여 제시하거나 판매자가 일정기간 동안 무상수리를 약속하는 보증서를 발급하는 등 자신의 중고차에 대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지속적으로 보냄으로써 구매자는 이를 믿고 거래토록 하여 거래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