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기 살리기] ④ 원주 ㈜리스템

 산·학·관 협력 모델 기업으로 의료용 디지털 X선 진단 영상장치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세계시장에 도약하고 있는 원주의 한 의료기기 벤처 업체가 있다.
 원주시 문막읍 동화리 동화첨단의료기기산업단지에 위치한 ㈜리스템(LISTEM)(대표 문창호·54·사진).
 선친이 대전에서 운영하던 동아X선기계공업사를 모태로 한 ㈜리스템은 2000년 경기도 부평으로 옮기면서 현재의 회사명으로 변경 이후 2005년 11월 동화첨단의료기산업단지로 이전, 현재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
 ㈜리스템의 회사 이전은 원주시가 특화산업으로 육성 중인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육성과 연세·한라·상지대 등 지역내 대학의 풍부한 의료기기 인력 양성 수급 가능성을 안고 이전하게 됐다.
 2월 현재 ㈜리스템의 인력은 160명. 이 가운데 연구 인력을 포함한 지역주민은 55%로 산·학협력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전자·광학기술 접목 일괄 생산라인 보유
매출액 10% 연구개발 투자… 올 매출 목표 350억


 ■ X선 업계 혁명 기술개발
 96년부터 2001년까지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으로 디지털 X-레이 영상진단기기 통합시스템 X선관 개발에 성공했다.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에서 2002년말 '디지털 촬영용 X선 장치'를 상용화해 X선 업계 혁명을 불러일으키며 도약의 기회를 마련한 ㈜리스템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이 분야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벤처기업으로 우뚝섰다.
 X선 업계의 특성은 전기·전자기술, 기계기술, 소프트웨어 및 광학기술이 접목돼야 한다는 점.
 ㈜리스템의 최대 경쟁력은 이 같은 전체적인 복합기술을 모두 보유, 일괄 생산라인에서 완벽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X선 업계의 일괄 생산라인 보유는 세계적으로 일본 도시바 등 3∼4개 업체에 불과해 ㈜리스템의 기술경쟁력은 그만큼 독보적이다.
 아날로그 방식 적용으로 필요했던 필름·암실·현상장비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된 반면 뛰어난 해상도로 진단가치를 높이게 됐다.
 특히 촬영후 곧바로 영상으로 근거리 및 국제간 원거리 컴퓨터 전송이 가능해 비용절감에 획기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리스템의 디지털 X선 진단장치는 일본 기술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후생성의 기준을 통과, 지난해 처녀 수출에 성공하는 등 현재 수출국은 60개국에 이른다.
 ㈜리스템의 기술경쟁력은 전국중소기업인대회 대통령 표창(2001년), 2003보건산업 기술대전 산업부문 대상, 2006 보건산업 기술대전 우수기술 경진대회 대통령상 수상 등 굵직굵직한 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 연구개발과 첨단설비에 집중투자
 ㈜리스템은 21세기 X선 산업의 핵심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경쟁력 확보'하는 기업이념에 따라 고도의 기술분야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반촬영용, 투시용으로 분류되는 X선은 수 백가지 제품 생산이 가능해 다양한 디지털 X선 장치와 고급화된 CT(컴퓨터 단층촬영기)의 개발을 추진 중이다.
 특히 큰 수술흉터를 남기지 않고 해당부위를 X-선으로 찾아 들어가는 비침습성 중재적 수술기구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수술할 부위를 찾아가는 초소형 X선의 개발은 수술 후 흉터의 최소화와 입원기간도 앞당길 수 있는 등 기대치가 높다.
 기업부설 중앙연구소를 중심으로 매년 매출액 대비 10% 이상을 연구개발 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도 ㈜리스템 경쟁력의 또 하나의 요인이다.
 원주이전 첫 해인 2005년 180억 매출에 이어 지난해 260억, 올해 350억을 매출 목표로 하고 있다.
 ■ 산·학·관 협력 모델기업
 문창호 대표의 경영기조 가운데 하나가 '기업같은 대학, 대학 같은 기업'이다.
 회사 원주이전을 앞두고 지자체에서의 의료기기 산업에 대한 육성의지와 지역에서의 지속적인 인력수급 시스템 등에 대해 대학교수 등으로부터 자문을 충분히 받았다는 게 문 대표의 설명.
 지역대학과의 감성적 교감이 이뤄져야 기업도, 대학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게 문 대표의 지론이다.
 "어느날 TV시청에서 세계 1위 휴대폰 생산업체인 핀란드 노키아의 대학인근 회사설립에서 감명을 받았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더라고요."
 ㈜리스템에서는 현재 연세대와 인제대 학생 10명이 인턴실습 중이다.
 문 대표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기업체에서의 인턴과정을 통해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일찍 깨닫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며 지역내 대학 등에 실습 기자재용으로 자사제품 기증의 의지도 밝혔다.
 충남대 의과대학 의예과를 다니다 연세대 전기과를 수료한 문 대표는 군 전역 후 줄곧 선친 기업에서 근무하다 가업을 이어 받아 2대째 X선 장비 생산 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방사선 장비의 대명사로 성장한 리스템의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환자중심, 생명존중 정신으로 의료환경의 밝은 미래를 위해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도 무역상사협의회장,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국무총리실 산하 의료산업선진화위원회 의료기기소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원주/유 열 yooyeol@kado.net

[(주)리스템 경영 살펴보니] 우수 인력 확보 최우선 과제

 워싱턴 포스트지는 21세기를 눈 앞에 두고 지난 천년 역사에서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칭기즈칸을 선정하였다. 칭기즈칸의 성공요인 중 눈여겨 볼 대목은 기술자를 우대하였다는 점과 조직의 혁신, 리더로서 원대한 비전을 제시한 점 등이다. 1162년에 태어난 그는 척박한 자연환경아래 유목민 상호간에 벌이는 약탈과 살육의 현장을 보고, 고비 사막 넘어 넓은 정착민의 땅이 있고 자신들의 상대는 바로 그들임을 몽골족에게 일깨웠다.
 씨족사회 전통을 허물고 과감히 십진법에 의한 조직개편을 단행하였으며, 유목민의 오랜 전통인 개인약탈을 금지시키고 공정한 성과평가에 의한 사후보상을 실시하여 동기부여를 확실히 했다.
 또한 기술자를 우대하여 신소재를 이용한 무기개발 등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였다. 결국 그는 크고 작은 유목 부족을 모두 평정하고 1206년 대 몽골제국을 탄생시켰으며 끊임없이 정복전쟁을 벌여 유라시아 대륙을 그의 손아래 넣을 수 있었다.
 잠든 유럽을 깨우고 동서양의 교류를 터 지구촌 경제시대를 최초로 열어간 인물이 된 것이다.
 ㈜리스템은 '생명가치를 최우선으로'라는 창업이념 아래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기술산업'인 의료기기를 연구개발, 생산, 판매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생명존중을 최고의 이상으로 보고 있다. 이는 회사 이름인 리스템(LISTEM)이 인간생명의 가치를 최고로 지향하는 생명과학 시스템(Life Science System)에서 유래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160명 종업원 중에 생산직 80명, 연구직이 35명이라는데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중소기업이 부설 중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10%에 달하는 금액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2006년 매출액이 260억 원이고 2007년 목표 매출액이 350억 원이니 연구개발비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중소기업이지만 연구개발에 관한한은 결코 중소기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문창호 사장은 X 레이 영상진단기기 단일 품목만 보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게다가 내수보다는 수출비중이 월등히 높다. 2007년의 경우 35대 65의 비율로 수출 비중이 내수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러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으며 금년에는 수출하기가 어려운 일본시장에도 수출을 한다고 들었다.
종업원 중 지역출신이 55%나 된다니 지역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를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고급두뇌인력의 확보이다. 의료기기 산업은 고령화시대를 맞이하여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유망산업임에 틀림없다.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산업이기에 그만큼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그런 인재를 지방도시에서 확보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새로 들어서는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내에 의공학 전문대학원, 전문연구기관 등을 유치하여 철저한 산·학·연 협력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 공급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해외 마케팅능력의 확보다. 중소기업이 겪는 공통의 애로사항이라 할 수 있지만 특히 리스템처럼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은 해외 전시회 등에 자주 나가 마케팅활동을 적극화 해야 한다.
 자치단체와 정부 차원에서 마케팅 비용의 조달도 필요하고, 전문요원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선진국 시장의 변화나 기술의 변화를 현지에서 파악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길 만이 ㈜리스템의 영속적 성장을 보장해 줄 것이다.
 셋째,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의료기기의 개발이다. 지금은 영상진단기기가 최대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IT, Nano, Bio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의료기기의 응용범위가 확대되고 있고, 영상의료정보시스템과 인공장기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점 등을 감안하여 중장기적인 대비를 하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디자인 경쟁력의 확보도 중요하다. 같은 품질이면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디자인이 핵심구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디자인 경쟁력의 확보 역시 중소기업으로서는 어려운 과제라 할 수 있다.
 칭기즈칸이 가장 경계한 말은 '코르크 다크' 즉, '이동하지 않고 한 장소에 계속해서 머무르는 것'이었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리스템이 문창호 사장의 리더십 아래 최첨단 의료기기를 생산하여 전 세계를 누비며 의료기기산업의 선봉이 되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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