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 춘천 '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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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컨 배수 펌프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업체가 춘천에 소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춘천시 퇴계동 퇴계농공단지에 자리잡고 있는 하이텍(대표이사 신춘혁·51)은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펌프를 제조 생산,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물피리 시스템' 개발 독일 박람회서 호평
전문인력 육성 제품 불량률 '제로' 도전


 이 회사의 주력 생산품은 에어컨의 냉매 배관과 물배관, 그리고 배수펌프를 깔끔하게 처리한 하이텍 물피리 시스템 펌프로 배수펌프가 내장되어 별도 장착이 필요없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특히 유지보수가 원활하도록 유니트 내를 투명하게 처리하고 고수위 알람 및 안전스위치 장착을 통해 안전관리를 최우선으로 제품을 설계, 독일과 스위스의 에어컨 제작회사에서 부품 공급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8억원 정도. 다른 업종에 비해 큰 매출액은 아니지만 에어컨 틈새시장에서 부품제조만으로 이 정도의 매출을 올린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회사를 이렇게 건실한 중소기업으로 육성하기까지 그에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과의 싸움의 연속이었다.
 신 대표가 에어컨에 들어가는 배수 펌프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금호샤프전자에 근무할 당시인 1980년대 초반. 에어콘 설치 및 판매부서에 근무하면서 노하우를 축적한후 1985년 가족을 춘천에 두고 혈혈단신으로 미국에 건너가 뉴욕 한인 밀집지역에 위치한 스노우맨 회사에 입사, 승승장구했다.
 당시 스노우맨사는 뉴욕의 건물과 슈퍼마켓의 에어컨 냉난방시설을 관리해주는 회사로 직장생활을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발휘한 신 대표는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했다.
 신 대표는 "지난 86년 서울 롯데월드 주변 아파트가 1000만원 정도 했을 때 미국에서 한달에 640만원(8000불)을 벌었었다"고 술회했다.
 가족과의 이별이 싫어 아메리칸 드림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신 대표는 미국에서 짧은 기간동안 벌었던 돈으로 플라스틱 사출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여러차례 실패를 거듭하기도 했다.
 더이상 방황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마지막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 바로 에어컨 부품분야였다.
 판매와 설치를 통해 에어컨의 냉매 배관과 가동에 따른 물 처리 문제에 착안, 간편한 배수처리 문제에 관심을 두고 사업을 전개했다.

 2001년 후평산업단지에 조그만 건물을 임대해 강원지방중소기업청의 기술지도 및 지원을 받아 에어컨의 냉매 배관과 물배관, 그리고 배수펌프를 깔끔하게 처리한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에어컨 배수펌프 제품에 대한 판로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에어컨제품을 생산하는 가전사와 접촉했지만 기존 판로망을 뚫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우선 박람회 홍보에 집중키로 했다.
 2002년 독일 하노버박람회에 제품을 출품, 독일 에어컨회사인 에컬리사로부터 제품의 우수성을 평가받아 현재까지 연간 5억원 정도의 제품을 수출해오고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지금의 퇴계농공단지에 1650㎡(500평)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공장을 건립, 직원 12명과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회사의 수출시장은 주 수출국인 독일을 비롯 스위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4개국으로 향후 미국시장 개척도 타진하고 있다.
 이미 내수시장은 제품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LG와 캐리어와는 이미 거래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삼성까지도 성사단계에 있다.
 그러나 신 대표는 제품 생산과 수출여건에 있어 현재의 기업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고 진단한다.
 신 대표는 점차 에어컨 제품이 소형 경량화, 고효율화로 전환되면서 부품도 슬림화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의 틀을 만드는 금형업체가 주로 경기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 수시로 신제품 생산을 위해 시간적,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하며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특히 제품 수출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
 춘천에서 부산항을 통해 수출을 하면서 수출 차량을 전세내는 등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특히 도내에 수출포장업체가 한곳도 없어 어차피 서울의 포장업체를 찾아 제품을 포장해 수출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도 신 대표의 걱정은 현재의 인적구조로는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생산에 한계가 있다고 파악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든 제품은 신 대표가 직접 현장에서 뛰어다니며 생각해 낸 아이디어 제품으로 이제는 전문적인 설계팀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신 대표는 "100만불 수출을 위해서는 설계 전문인력을 영입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영업판매팀을 갖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회사의 재무 구조를 면밀히 파악해 조심스럽게 접근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족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율근무를 통해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 신 대표의 경영 철학속에서 제품 불량률 제로가 단지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유주현 joohyun@kado.net

춘천 하이텍 경영 살펴보니

역발상적 마케팅 전략 필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그 가치를 인식한 기업은 그만한 혜택을 누리게 되며, 나아가 발전방향을 결정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한다.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는 종의 특징은 강한 것도, 영리한 것도 아닌 변화에 적절히 적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불모지'로 여겨졌던 지역에서 에어컨 배수 펌프분야에서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폐수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제품을 개발, 세계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하이텍의 성장견인에 강원도 미래 성장동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시스템 에어컨’이라는 신 트렌드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하이텍은 주력품목인 물피리 시스템의 동 분야 적용여부 분석과 이에 맞는 펌프 개발이 적극 모색되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이텍이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전적인 제언을 해보면 다음과 같다.

브랜드 강화 정보·기술변화 능동 대처해야
산·학·관 협력 맞춤형 부품 생산 주력을

 첫째, 역발상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불확실성 증대, 저성장 기조의 경영환경에서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역발상적인 글로벌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국내굴지의 에어컨 수출기업인 L사는 추운 국가로 인식되어 온 러시아의 에어컨 시장의 최대 수출기업이 되었다. 1년에 4∼5개월 정도의 여름이 있다는 사실과 러시아인들이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는 잘 참지 못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에어컨 수출에 성공하였다. 이의 사례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주도면밀한 미래 예측을 통한 역발상적인 글로벌마케팅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둘째, 끊임없는 R&D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CEO는 종업원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시스템 개발, 지속적 성장을 위한 자체 기술개발과 신 성장엔진을 리드하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경쟁력 있는 기술을 계속 확보하지 못하는 기업은 언제 도태 될지 모른다. 기술과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속적인 R&D 투자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제품전략만이 살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현재 하이텍의 인적구조로 연구개발을 통한 제품 생산에 한계가 있다면, 부품소재진흥원 등 정부 및 유관기관에서 지원하는 산학 연구사업의 관심과 물피리 시스템 펌프라는 단품 생산보다는 변화무쌍한 트렌드에 에어컨 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는 모델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해외 마케팅 강화를 위해 틈새시장을 노려라. 하이텍과 같은 중소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은 해외시장의 정보획득과 기술변화에 능동적 대처하는 어려움, 브랜드 인지도의 취약성 등이다. 이에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외 전시회ㆍ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수출편중의 문제 해소를 위해 틈새시장 개척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이텍의 경우 현재 진출해 있는 시장의 적극적인 마케팅활동 전개와 더불어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에어컨 시장 진출을 고려해 볼만하다.
 넷째, SOC확충 등 접근망 개선으로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가 확충되어야 한다.
 강원도 기업이 갖는 최대 애로사항은 SOC부족 등으로 인한 물류비 부담증가, 고급인재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수요에 맞는 공급창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산·학·연ㆍ관 협력을 통해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공급이 필요하며, 접근망 개선과 컨테이너 부두유치를 통해 동해항 등을 이용, 물류비용을 절감하는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차별화된 지원모델이 필요하다. 사막의 불모지에서 세계적 비즈니스 중심지로 부상한 두바이의 성공 요인은 ‘기업의 독창적인 개발 아이디어와 기업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이텍과 같이 도전하는 유망 중소기업에게 지금 당장 무엇이 애로사항이고 필요로 하는지를 지방자치단체가 인식하고 기업발전을 위한 다양한 지원방법 이 모색되어야 한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환 변동보험 등 수출보험료를 지원하는 등의 체계적인 지원과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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