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재화·서비스 가치 합산
국민 경제 수준 종합 판단

 어떤 사람의 경제적 지위를 알고 싶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의 소득수준을 살펴본다.
 소득이 많은 사람은 적은 사람에 비해 좋은 집과 자동차를 소유하는 등 보다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 나라가 얼마나 풍요로운지 판단하려면 무엇을 살펴보아야 할까? 이와 관련된 경제지표에는 자동차생산량, 철강생산량,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이들은 국민경제의 한 부분만을 나타낼 뿐 나라 전체의 종합적인 경제상황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국민경제의 활동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국민소득'이라는 경제지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국민소득은 어떻게 측정할까?
 원칙적으로는 각 경제주체들이 얼마의 소득을 버는지 알아낸 다음 이를 모두 합하면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의 조사는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어 실제로는 다른 방법을 사용하여 계산한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일정기간 동안 한 나라 안에서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모두 더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반 사람들이 많이 접하고 있는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이라는 개념이다. 새로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는 결국 임금 등으로 국민들에게 배분되어 소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내총생산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민 전체의 소득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이러한 국내총생산이 전년에 비해 얼마나 변동하였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내총생산 통계는 1930년대 초 러시아계 미국 경제학자 쿠즈네츠(Simon Kuznets)에 의해 개발됐다. 이 통계가 개발되기 전이었던 미국 대공황 시기에 루스벨트 정부는 철도운송량, 철강생산량 등과 같은 개별 경제지표는 파악하고 있었지만 전체적인 경제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려워 경제침체에 대응한 적절한 정책을 취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 통계를 사용한 이후에는 이 통계가 종합적인 경제상황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에 따라 경제상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정책 결정이 한층 용이해졌다.
 국내총생산 통계의 중요성은 이 통계를 개발한 공로로 쿠즈네츠가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그린스펀(Alan Greenspan) 전 미 연준의장이 국내총생산 통계 편제를 미국 상무부의 20세기 최대 업적으로 평가될 정도였다.

<방중권 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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