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기 살리기] ⑩ 양구 영동기능식품 ㈜

 영동기능식품㈜은 도내에서 손꼽히는 기능성식품 생산업체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문자생산방식(OEM) 분야에서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동기능식품㈜은 지난 2004년 '영동클로렐라'를 시작으로 시장판매 시장에 진출했다.
 순수 옥외배양한 일본산 클로렐라만을 원료로 회사측이 자체 개발한 영동클로렐라는 이분야 전문제조 기업의 노하우를 십분 살린 제품으로 회사측은 품질우위를 확신하고 있다.
 이같은 전문제품임에도 가격은 기존제품에 비해 최고 50%까지 저렴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곰취·민들레 엑기스 주력… 농업인과 상생
일본 판매대행 업체 부도 어려움 겪기도


 영동기능식품㈜ 박성환(58) 사장은 "전국 100여개 매장에서 생산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지역의 판매율이 60%에 달하고 있다"며 "꼭 설명을 해줘야 하는 제품의 특성때문에 전문매장에서만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천원짜리 제품을 생산하면 양구에서 매장까지의 물류비를 감당하지 못한다"며 "최대 수십만원대의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버텨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에서 가장 비싼 제품은 35만원대의 '네비스콤'. 면역기능을 활성화해주는 제품으로 약의 부작용을 낮추고 치료효과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제품 성능에 비해 효능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을 나타내지만 그만큼 연구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29명의 직원이 재직하는 영동기능식품㈜은 가시오가피와 치커리 등 우리나라에서 나는 농산물을 이용해 20여가지 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여러 대학과 산학협력을 맺고 우리 농산물과 천연물을 이용한 각종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6명의 연구원들은 신제품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발표된 최신 논문을 참고하고 있으며 천연물의 약리효과와 성분 규명을 위해 최신 장비를 구입하는 등 자체 연구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구지역에서 재배되는 품목으로 유명한 곰취와 민들레를 가공한 엑기스를 생산해 지역농가와 함께 '윈-윈'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농산물을 그대로 팔면 가격을 제대로 받지 못하지만 가공해 판매할 경우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민들레즙'을 생산하고 있는 영동기능식품㈜은 향후 환이나 정제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민들레를 생산하는 작목반은 투자비를 줄일 수 있고 기업은 상품생산을 늘릴 수 있어 향토기업과 농촌지역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모범케이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제환기와 티백포장기 등 시설 설치비용이 가장 큰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 사장은 "시설비 부족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며 "지자체 등에서 장비를 리스해 사용하게 해주는 제도적인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동기능식품㈜의 이같은 상품들은 최근 식품시장의 트렌드인 웰빙과 건강 등과 맞물려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기세를 바탕으로 지난 1999년 강원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 수출지원대상업체로 지정된데 이어 2000년에는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되고 2001년에는 ISO 9001 인증을 획득하는 등 매년 발전하고 있다.
 2002년에는 강원대와 산학연 지역컨소시엄사업을 체결했으며 2004년에는 도 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된 후 벤처기업인증을 받고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 전문제조업 허가를 받았다.
 이렇게 잘나가는 영동기능식품㈜도 지난해 일본 수출이 막혀 아직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던 일본 수출이 지난해 일본판매 업체의 갑작스런 부도로 수출이 3분의 1정도가 줄어든 것이다.
 이 때문에 연간 매출이 2005년 20여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그렇지만 "판매는 지자체나 경제기관 등 다른 곳에서 대신해줄 수 없다"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 박 사장은 별로 개의치 않은 표정이다.
 그는 "기업은 지원기관에 매달리기보다는 고객의 마음에 맞는 제품을 생산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반기중 대만이나 타지역의 수출루트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업체가 10년뒤에 사라질지 계속발전해 나갈지는 미지수"라며 "능력껏 제품을 개발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사장은 "영동기능식품㈜은 모든 사원이 경영자의 마음자세로 일하는 회사가 되고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파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며 "마음이 건강을 지켜준다는 생각으로 모든 제품에 정성을 들여 생산하고 있다"고 기업관을 피력했다.
 철원출신인 박 사장은 기업유치활동이 전무하던 지난 1994년 우연한 기회에 동두천에서 양구군으로 이전을 하게 됐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묶여 공장확장을 못해 고민하던 박 사장에게 양구가 고향인 대리점 사장이 그에게 양구로 이전을 권유했다.
 박 사장은 처음에는 "그렇게 먼 곳에 어떻게 가느냐"고 거절했지만 당시 임경순 군수를 만나 설득당해 연고가 전혀 없는 양구로 이전하게 된 것이다.
 이런 영동기능식품㈜은 '지역에 바라기보다는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진종인 whddls25@kado.net

영동기능식품㈜ 활성화 노력 살펴보니
주문자 생산방식 탈피 재도약 '기회'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기술 혹은 신산업은 무엇일까. 선진국들의 미래 유망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와 함께, 중국의 기술추격은 우리의 수익기반에 대한 위기감을 증대시켰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반부터 지난 수년간 '차세대 성장산업'에 대한 논의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발히 진행되어왔다. 그 결과 흔히 '5T'라고 불리는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나노기술(NT), 환경 혹은 에너지 기술(ET), 그리고 우주기술(ST)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확대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신기술을 중심으로 '국가과학기술지도(NTRM)'라는 밑그림이 그려졌고, 이를 기초로 관련 부처에서는 첨단산업 육성계획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부가 주머니를 풀자, 수행되는 연구과제들도 이러한 신기술과 관련된 것으로 급변하였다. 대학의 연구실 명칭에서 '정보통신'이니 '바이오'니 '나노'니 하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학과 이름도 바뀌었다. 벤처회사들, 연구소들, 그리고 지역클러스터의 이름도 그에 걸맞게 지어져 세상이 일관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세계를 놀라게 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 소식이 전해지자 이러한 변화는 더욱더 세를 얻는 듯했다. 그리고 또 얼마 후 황우석 사건이 있었다. 이는 사람들에게 1990년대 말 벤처거품을 떠올리게 했으며, 또 껍데기는 실체가 없는 가치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다.
 초기에 유망한 신기술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많은 중요한 기술들은 어떤 시점 이후에 그 시장가치와 잠재력이 너무도 분명해 보이지만, 그 이전에는 기술적 가능성조차 인식되지 못한다. 이러한 높은 불확실성은 아무리 뛰어난 분석방법을 이용해도 그 가치를 사전적으로 적절히 예측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기술의 변화가 경제적 삶에 미친 영향이 자명한 만큼, 우리의 지식이 어떻게 발전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에 대한 우리의 접근방법은 현재의 시점에서 미래를 상당히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는 가정에 기반을 두어 왔다. 즉,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유망한 핵심기술분야를 도출할 수 있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명확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지난 40여 년 간 선진국의 주요 기술들을 모방 혹은 내재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접근법은 상당히 유효한 것으로 입증되었다. 이미 선진 시장에서 상업화에 성공한 기술들이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우리 것으로 만들고 나면 그 다음은 어려울 게 없었다. 그러나 미래유망 첨단기술의 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현 시점에서 이러한 접근방법은 그 효과성을 상실하고 있다. 신기술들은 과학적 정점에 와있지만 이를 상용화하는 데는 무수한 많은 대안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러한 기술적 복잡성을 감당하기에 아직 역량이 부족하며, 특히 누구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처음 해보는 일이다. 
 이제까지 국내 바이오산업은 검증된 선진기술의 모방을 통해 전통산업과의 접목을 시도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은 학과 명칭의 변화를 통해 학생유치에 열을 올렸을 뿐, 진정한 교육내용의 변화를 통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미흡하였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연구과제는 기존기술을 신기술로 변모시키는데 재주를 보였을 뿐, 과학기술의 정점에서 사업화라고 하는 아주 낮은 확률의 시험을 통과하려는 열정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신기술의 본질인 불확실성은 뛰어난 창업가의 요람이다. 향후 10년을 내다본 '국가과학기술지도(NTRM)'가 그들에게 실험의 장을 마련해 줄 때 진정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상용화와 관련된 핵심기반기술(platform technology)을 획득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모색되어져야 한다. 그리고 시장참여자들 사이에 협력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진정한 성장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토양이 형성되면, 주문자생산방식(OEM)에서 탈피한 영동기능식품㈜이 진정한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성장하는 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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