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소비재화 달라 주관·심리적 요인도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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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강원본부 기획조사팀 차장
 일반 개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주관적으로 느끼는 물가를 '피부(체감)물가' 또는 '장바구니 물가'라고 한다.
 만약 '작년 한 해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올랐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해 보면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보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가 낮게 느껴진다는 답변을 자주 접하게 된다. 그렇다면 왜 피부물가와 지수물가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일까?
 먼저 주관적 또는 심리적 요인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개인마다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들이 다르기 때문에 피부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착시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시점에서 학교등록금이 많이 올랐으나 가전제품의 하락으로 소비자물가는 변동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학생이 많은 가계의 경우 교육비 부담 증가로 물가가 올랐다고 느끼는 반면 전자제품을 구입한 가계에서는 물가가 내렸다고 느끼게 된다.
 또 소비자들은 상품별 가중치를 무시한 채 구입빈도가 높고 값이 주로 많이 오른 상품들의 가격을 단순 산술평균치를 적용해 물가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쌀, 돼지고기, 마늘이 각각 20% 올랐는데 TV와 냉장고의 가격이 변하지 않은 경우에도 구입빈도가 큰 세 가지 품목을 고려해서 20%의 물가상승이 있었다고 느끼게 된다.
 이 밖에 생활수준의 향상이나 자녀의 성장 등에 따른 소비지출이 늘어난 것을 물가가 오른 것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관적 요인 이외에 물가지수 작성방법상의 구조적인 한계에 의해서도 체감물가와 지수물가의 차이가 발생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조사대상품목에는 소비성지출과 관련된 품목만 포함되어 있고 주택이나 토지와 같은 재산구입에 따른 대출금의 이자 등은 비소비성 지출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지수에는 반영되어 있지 않다. 통상 물가지수는 5년마다 기준년을 개편하고 가중치를 조정하기 때문에 조사대상품목이 소비패턴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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