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금융·해외 변수 움직임 종합
과열 인플레·침체 땐 실업 부작용

 택시를 타면 기사님들이 경기가 좋다거나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을 종종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경기'란 무엇일까. 경기란 전문용어로는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부문의 활동과 돈의 양, 금리, 주가, 환율 등 금융부문의 활동, 그리고 수출입 등 해외부문의 활동을 망라한 여러가지 경제변수들의 움직임을 종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쉽게 말하자면 일상생활에서 경제형편을 나타내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경기는 인체에 비유하면 체온이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처럼 경기가 너무 과열되거나 침체되면 국민경제에 인플레이션이나 실업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나타나게 된다.
 또 실물 및 화폐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파도와 같은 모양으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데 이를 경기변동 또는 경기순환이라 한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판단하거나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경제적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 증권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매일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저축보다는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시장상황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과 계획없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 번 해볼까 라는 이른바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큰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저축과는 달리 주식이나 펀드는 어느 시점에 투자를 했느냐에 따라 큰 이익을 볼 수도 반대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투자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국민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경기의 움직임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여 적기에 그 상황에 맞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며 또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면 경기를 판단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미 발표된 경제지표를 이용하는 방법 △종합경기지표를 새로 작성하는 방법 △설문조사에 의한 방법 △계량모형에 의한 방법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에서 실시하고 있는 기업경기조사(BSI)와 소비자태도조사(CSI)는 설문조사를 이용하여 경기동향을 파악하는 방법이다. 경기를 진단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각각의 방법은 장단점이 있으므로 현실 경제를 분석할 때는 어느 한 가지 방법보다는 다양한 분석방법에 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판단하고 있다.
 또 복잡하고 전문적인 통계나 자료로 경기변동을 판단하는 방법 외에 일반 사람들이 비공식적으로 재미있게 판단하는 방법들도 있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밝고 깨끗한 색깔의 옷이 주류를 이루거나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이 많으면 경기가 좋다고 볼 수 있고 어둡고 우중충한 색깔이 주류를 이루거나 버려진 담배꽁초의 길이가 짧아진다든지 위스키나 맥주보다는 소주의 판매량이 늘어난다고 하면 경기가 나빠졌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정주진 한은 강원본부 기획홍보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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