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제 기 살리기] (15) (주)제삼프라스틱 (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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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문위원 (상지대 회계정보학과 교수)
 작은 플라스틱 컵 속에 세상을 담는 기업이 있다.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에 위치하며 '제3'으로 불리기도 하는 '㈜제삼프라스틱(대표 전만기)'은 37년 간 플라스틱 컵 제작의 길을 걸어왔다.
 지난 69년 서울 반월공단에서 제삼프라스틱 공업사로 모습을 드러낸 후 지난 86년 원주시 호저면 주산리로 공장을 이전, 이제는 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내 식·음료 용기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제3의 공장은 실용적이고 위생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최첨단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을 위해 오늘도 쉴 새 없이 가동되고 있다. 지난 2000년 중소기업은행이 선정한 유망중소기업으로 지정된 후 대외 신인도 향상 및 매출 상승 등으로 2006년에는 유망중소기업 졸업증서를 받는 등 기술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만기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직원 130여명은 '컵을 만드는 사람들'을 슬로건으로 원주는 물론 여주와 수원에서도 컵을 만들고 있다.
 지난 96년 호저면 주산리에서 산현리로 공장(2공장)을 이전한 후 10여년 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 지난 6월에는 2공장 인근에 1공장까지 설립했다. 2공장에 앞서 2000년에는 여주과 수원에 공장을 둬 현재 제3은 원주뿐 아니라 여주와 수원에서도 컵을 제작하고 있다.

연 5억2000만개 생산 매출 150억원
신제품 개발 주력 "세계 최고" 목표


 제3은 연간 150억원의 매출 실적을 자랑하며 1년에 5억2000만개의 컵을 만들어 대한민국 어디서든 제3의 컵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규모가 설립 당시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제3이 69년 국내 최초로 성형기계를 도입할 때만 해도 연간 매출액은 1억원 수준. 그러나 꾸준한 신기술 개발과 직원들이 흘린 땀방울은 70년 피크닉컵, 71년 도시락 용기, 72년 대한항공 기내식컵, 73년 모나미 케이스 개발 등 매년 신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이후 80년대 부터는 컵 개발에만 주력하면서 제3의 신화를 창조하기 시작했다. 품질에 대해 까다롭기로 소문났다는 미국 CCKC사로부터 품질합격승인을 받아 한국 콜라 자판기용컵을 생산, 90년대 중반까지 국내에서 운영중인 콜라 4개사 모두에 자동판매기용 컵을 단독 공급했다.
 또 90년에는 호상요구르트컵을 개발, 남양유업 서울우유 삼양식품 건국우유 부산우유 등과 계약을 통해 연간 5000만개에 이르는 제품을 납품했다.
 패스트푸드점 KFC에 공급되고 있는 샐러드컵은 제3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품질을 자랑하는 샐러드컵에 적은 비용이라는 장점을 접목, 100% 국산화에 성공해 연간 3000만개 생산을 가능케 했다.
 물론 제3이 걸어온 길이 장밋빛 탄탄대로만 펼쳐졌던 것은 아니다.
 제3이 보유하고 있는 성형기 등 제품 결함이 가끔 직원들을 긴장시켰다. 2001년 도입된 성형기는 공압으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유압 부분이 별개의 시스템으로 설계되는 등 이용에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별도의 기술자가 없어 기계를 능숙하게 다루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과 고생이 뒤따라야 했다. 또 같은 해 10월 OEM업체의 화재로 생산한 완제품과 금형을 순식간에 잃기도 했다.

 특히 당시 생산했던 컵은 커피 용기 개발을 위해 지난 1997년부터 갖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얻은 것이라 제3의 식구들이 받은 상처는 더욱 깊었다.
 하지만 이같은 역경 속에서도 제3의 신제품 출시는 끊이지 않았다.
 3년 간의 연구 끝에 2000년에는 페트병 재질로 기존의 투명컵과 달리 손으로 구부릴 수 있을 정도의 유연성을 지니면서도 깨지지 않는, 아이스크림컵을 탄생시켰다.
 크림치즈컵, 다층컵도 잇따라 출시킨 제3은 2005년 자체브랜드 컵까지 개발해 냈다. '스토리컵'이 그것.
 회사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브랜드 개발을 구상, 2004년 사내 브랜드 공모를 가졌고 후보작에 대한 초안 작업과 수 차례의 회의를 거쳐 스토리컵이 최종 선정됐다. '컵은 무엇인가를 담으며 그 안에 어떤 것이 담기더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는 '스토리'.
 이 컵은 '이야기가 있는 컵'이라는 우리말 부제를 갖게 됐고,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과일이야기, 커피이야기, 솜사탕이야기 등 시리즈를 이어 나가고 있다.
 제3이 40년 가까운 시간동안 만들어 낸 300여 종류의 컵 중 가장 큰 자랑거리는 커피음료 '프렌치카페' 컵으로 잘 알려진 PS다층컵이다.
 지난 1997년 남양유업으로부터 용기 개발 제안을 받았을 당시만 해도 주변의 우려로 회사 내부에서도 신제품 개발에 찬반이 엇갈렸다. 그러나 제3의 컵 사랑은 사업 추진쪽으로 결정이 났고 남양유업과 공동 프로젝트 진행을 통해 커피우유를 실온에서 8주 동안 유통 가능하도록 한 프렌치카페 생산이 가능해 질 수 있었다.
 이밖에도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농협, 아웃백스테이크, 피자헛 등 제3의 거래처는 100여 곳을 훌쩍 뛰어 넘어 대한민국 사람들은 생활속에서 제3의 컵과 친숙해졌다.
 제3은 앞으로 제품을 전 세계에 알리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공장, 연구소, 박물관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땀과 정성으로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50년, 100년 후를 생각하면서 컵에 미래의 꿈을 담아 내겠다는 것.
 전만기 사장은 "오랜 시간 컵과 함께였고 앞으도 더 오랜 시간을 컵과 함께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식·음료용기 제조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과 품질을 개발하고 공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주/차득남 cdn486@kado.net

(주) 제삼프라스틱 경영을 살펴보니

"해외시장 개척 힘써야"
 20세기의 성자라 불렸던 앨벌트 슈바이처는 그의 좌우명을 묻는 동양의 한 여행자(고 김찬삼 교수)에게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단, 물이 나올 때까지 파라”라고 대답하였다. 1969년 창업 이래 40년 세월 가까이 오직 한 길 플라스틱 컵을 제작하여 국내 선두기업 위치에 올려놓은 ㈜제삼프라스틱 전만기 대표야 말로 슈바이처의 좌우명을 실천한 기업가로 보여진다.

경영자 확고한 경영철학 성장 견인
디자인 개발 위한 투자확대도 필요

 ㈜제삼프라스틱은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컵을 만들기 시작하여 다층컵, 사출컵, 투명컵, 요구르트컵, 칼러컵, 음료컵, 아이스크림컵, 샐러드컵 등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컵을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음료용기(컵) 산업을 선도해 온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 회사의 경영이념은 ‘정도경영’으로 품질경영, 환경경영, 윤리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품질경영은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도록 품질관리를 통하여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품질개선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경영은 환경오염을 최대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을 연구, 개발하고 재활용 등의 환경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활용함을 의미한다. 윤리경영은 사회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쾌적한 근무환경을 조성하여 복지, 건강을 증진시켜 나가는 것으로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 회사는 위와 같은 경영이념 아래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이미 획득하였으며, ISO14001(환경경영시스템) 인증획득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컵은 식·음료용기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로운 재료를 이용하여 제작한다면 사람의 생명을 해칠 수 있다. 따라서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여야 할 것이다. 제삼프라스틱은 실용적이고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하여 최첨단의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신제품의 연구와 개발활동을 왕성하게 하고 있다.
 예컨대 작업실을 클린 룸(clean room)이라 하여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함은 물론 미세먼지나 세균감염으로 인한 피해를 차단하고 있었다. 원주공장(호저면 산현리)의 R&D 부서 요원 외에 사무직 20명도 전문연구개발 요원 수준은 아닐지라도 모두 투철한 문제의식을 갖고 제품개발과 품질기술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 2005년 자체브랜드 컵인 ‘스토리컵’으로 나타났다고 본다.
 매출액 50억 대였던 2000년도에 비해 2006년엔 150억을 달성했고, 2007년 목표매출액을 200억, 2010년에는 300억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러한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은 플라스틱컵 하나로 승부를 걸겠다는 최고경영자의 확고한 경영철학과 전사적 노력의 결실인 품질경쟁력 확보에 있었다고 본다. 또 한 가지는 회사명이 상징하듯 ‘제3의 컵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신제품개발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삼프라스틱이 비전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식·음료용기(컵)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첫째, 외국시장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해외 마케팅자질이 우수한 해외시장개척요원을 양성하고 필요한 예산도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중소기업이 갖는 한계는 중소기업청 등 관련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아 풀어 가면 될 것이다. 둘째, 디자인 경영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디자인이 경영전략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디자인은 단순히 보고 느끼는 제품의 외관이 아니라, 삶을 구성하고 변화시키는 이 시대의 문화코드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은 기업과 제품의 차별성을 부각시켜주고, 제품과 이미지가 싫증나지 않도록 해 준다. 따라서 창의적인 디자인 개발을 위한 환경조성과 투자확대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산학협력차원에서 지역대학의 관련학과나 전공 교수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연구소 설립추진은 물론 컵 박물관을 지을 정도로 컵에 인생을 거는 전만기 대표와 제삼프라스틱이 명실상부하게 세계적인 플라스틱컵 제조업체와 경영자로 우뚝 설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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