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인터넷 중독, 반항 장애, 틱 장애 등으로 소아정신과와 상담치료실을 찾는 아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초등학생 26%가 정서 또는 행동 문제를 안고 있고 ADHD 질환자가 13%나 된다는 조사도 나왔다. 아이들 정신질환은 사회문제인 탓에 방치하면 비행이나 범죄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부모들은 사회의 편견에 시달리며 발을 동동 구르는 반면 정부는 현황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아이와 가족의 고통, 사회적 편견, 무심한 학교, 대책 등을 5회에 걸쳐 심층 진단한다.서울시의 초등학생 100명 중 5명이 ADHD 판정을 받았고, 중학생 100명 중 3명은 우울증에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ADHD, 반항 장애, 사회공포증, 틱 장애 등 치료가 필요한 정신질환을 가진 아동·청소년은 최소한 120만명이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 소아청소년 광역정신보건센터(센터장 김붕년·서울대 의대 교수)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서울 강남구, 중구, 성북구, 노원구 등 4개 구의 초등학생 1∼3학년 1382명을 상대로 ADHD 검사를 한 결과 유병률이 5.1%로 나타났다. 1차 선별 설문조사 때는 13% 였다. 또 서울 강남구, 송파구, 중구, 성북구, 노원구 등 5개 구에서 중학교 1년생 3671명을 검사한 결과 우울증 유병률은 2.9%(1차 우울 선별 척도 7%)였다. 이는 2005년 조사보다 2배 늘어난 결과다. 취재팀이 국내 최초의 역학조사(서울시 소아청소년 광역정신보건센터 주관)였던 2005년 12월 서울시 초중고생 2662명 정신장애 유병률 조사를 정밀 분석한 결과 당시 ADHD(4.58%), 반항 장애(4.43%) 틱 장애(1.99%) 등 정신장애 진단이 내려진 학생은 455명(16.7%)이었다. 이를 보수적으로 전국 초중고생 773만명(올해 교육부 통계)에 단순 적용해 보면 129만명이다. 여기에 유치원생을 넣고 인터넷·게임 중독 등 다른 질환을 포함하면 200만명까지 볼 수 있다는 게 소아정신학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양대병원 소아정신과 안동현 교수는 “유치원생을 포함한 18세까지 학생 827만명 중 15%인 124만명 이상이 소아정신과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고 분석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94개교 초등학생 7700명에게 실시한 2006년 상반기 정신건강 선별검사에서는 무려 25.8%가 정서 또는 행동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김동현 정신건강팀 담당 전문의는 “25.8%는 정신질환 고위험군으로 정밀검사를 해봐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각종 정신질환으로 치료받는 아동·청소년도 급증하고 있다.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행정정보 공개를 청구한 결과, 건강보험에 등재된 청소년(19세 미만) 중 19만4421명이 지난해 정신질환 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에는 16만2646명이었고 올해는 8월 현재 15만2097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정부는 현재 정신질환을 앓는 아동·청소년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하루속히 국가 차원의 역학조사로 실태를 파악한 뒤 가정, 학교, 지역사회를 연계시키는 체계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기획취재팀 * 제17대 대선 특별 사이트 http://17daesun.segye.com ⓒ 세계일보&세계닷컴(www.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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