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071029 18:10:02

유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각종 건설공사에 불똥이 튈 전망이다. 불도저, 포크레인 등 각종 건설 중장비의 유가 부담이 커졌고 폴리염화비닐(PVC) 등 각종 마감재의 원가상승 압력이 커졌다.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아파트 건설단가와 분양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더불어 일반아파트에 비해 냉·난방비가 많이 소요되고 고급 마감재가 많이 드는 주상복합 등 고급 아파트 분양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가뜩이나 일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중소 건설업체와 하도급 업체들은 당장 존폐 기로에 몰리게 됐다. 공사 원가 부담이 커지면 경영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고 하도급 업체들의 경우 원도급 업체의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축단가·분양원가 상승 불가피 아파트에 들어가는 각종 자재들은 대부분 유가 상승에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유가가 계속 치솟을 경우 건축단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유가 급등→건축단가 상승→아파트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인 S건설 관계자는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기본형 건축비가 매번 바뀐다”면서 “유가 상승으로 자재값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시공 단가가 오르게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건설업체들은 분양가 상한제 아래에서 공사원가 부담 등을 이유로 내년에 아파트 공급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 D사 관계자는 “철근 등 기축자재를 포함해 아스팔트, PVC 마감재, 새시 등 원유 부산물로 만들어지는 자재 비용이 일제히 상승, 원가부담이 커지고 이는 분양가에 고스란히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타워크레인, 불도저 등 기름 먹는 장비를 운용하는 데도 ‘유류 할증료’ 개념으로 비용이 급등할 수밖에 없어 자칫 공사 현장이 스톱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매년 초 정부가 기준 자재가격을 고시하는데 유가가 상승하면 표준 건축비에 영향을 주게 된다”며 “또 자재값 상승을 우려한 자재업체들이 ‘사재기’를 할 경우 자재 가격도 급등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주상복합 등 고급아파트 악영향 우려 상대적으로 냉·난방비가 많이 드는 고급 아파트가 유가 상승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상복합아파트는 통풍이 안돼 여름에 에어콘을 상시 가동하고 강제 배기시스템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냉방비가 일반아파트의 2∼2.5배가량 늘어나기 때문에 분양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준시가 6억원이 넘는 주상복합의 경우 종합부동산세 과표율도 올해 80%에서 내년 90%로 올라 전기요금과 세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대표는 “약 200㎡(60평형) 주상복합의 경우 현재 한달 전기 요금이 50만∼60만원에 육박한다”면서 “무리하게 대출받아 주상복합을 장만했을 경우 전기료가 매년 수백만원가량 오른다면 상환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업체·하도급 업체 줄 도산 걱정 유가 급등으로 중소 건설업체와 하도급 업체들은 경영에 큰 부담을 안을 전망이다. 대형 업체에 비해 시스템이 취약하다 보니 유가 급등을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사원가 상승 등으로 경영 압박을 느끼는 건설업체들이 신규 사업 추진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 공사 하도급 업체들의 경영은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전체적으로 건설시장이 가라앉게 되면 하도급 업체들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이고 결국 부도로 이어지는 악순환마저 우려된다. 중견 건설업체 W사 관계자는 “앞으로 철근, 레미콘 등 용역 단가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보다 분양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납품 단가를 크게 높이지 않고 계약을 따내기 위해 경쟁하다 보면 중소 하도급 업체들이 시장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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