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이제는 벤츠도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현대차가 ‘디젤엔진 완전독립’을 이룬 뒤 한 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9일 “얼마전 상용 디젤엔진 3개를 한꺼번에 개발해 발표한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다”면서 정회장의 말을 전했다. 현대차는 최근 중소형(4ℓ급)·중형(6ℓ급)·대형(10ℓ급) 상용 디젤엔진을 독자개발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승용차 및 상용차에 얹는 모든 디젤엔진을 자체 기술로 생산하게 됐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모든 크기의 디젤엔진을 갖고 있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게 현대차측의 얘기. 게다가 독자 디젤엔진의 품질 역시 성능이나 친환경성·경제성에서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정회장이 만족감을 표현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지난 25일 일본 도쿄모터쇼에서 새로 개발한 디젤엔진을 얹은 고급 대형버스 ‘유니버스’를 발표했다. 처음 일본 상용차 시장에 도전하는 현대차 임원들은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며 스스로 축하했다. 이날 발표회장에는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본부장인 이현순 사장을 비롯해 김영국 전주공장장, 서영준 상용수출사업부장, 구영곤 상용 디젤엔진 개발실장, 백효흠 상용판매사업부장, 나성일 상용차개발센터장 등 현대차의 상용차 부문 임원들이 대부분 모였다. 이들은 “앞으로 3개의 엔진을 동시에 개발하는 일은 어려울 것” “이제 우리 세대에는 이번과 같은 큰 일을 해내지는 못할 것”이라며 기뻐했다. 2004년 크라이슬러와 상용부문 합작이 무산된 이후 새 엔진 개발까지 39개월 동안 기울인 노력이 그만큼 컸다는 얘기였다. 〈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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