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지원 전면 중단… 올 행사 취소

고성군, 자체예산 계획도 없어

설악권을 대표하는 전통마을인 고성 왕곡마을 민속체험 축제가 4년만에 중단위기를 맞고 있다.

30일 고성군에 따르면 고성군 죽왕면 오봉1리 왕곡마을은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전통 북방식 가옥형태를 원형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국가 중요민속자료 235호로 지정돼 있다.

이처럼 조선 후기 전통마을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왕곡마을을 널리 알리고 우리의 전통 민속과 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문화재청은 지난 2004년부터 복권기금으로 부터 매년 2억원의 지원해 피서시즌인 8월과 단풍철인 10월말 연 2회 왕곡마을 민속체험축제를 개최해 왔다.

그러나 그동안 전국 6개 민속마을에 예산을 지원해 오던 복권위원회는 복권판매가 부진한데다 일부 민속마을에서 지원받은 예산을 타 용도로 전용했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지원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여름 민속체험축제가 전면 중단됐으며 당초 지난 4년간 축제를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가을축제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이마저 예산이 부족해 가을축제도 사실상 무산됐다.

더욱이 내년에도 문화재청이 전국의 민속축제에 대한 지원계획을 세우지 않은데다 고성군도 왕곡마을 체험축제에 자체예산을 수립할 계획이 없어 모처럼 자리잡은 지역축제가 사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민들은 “왕곡마을 체험행사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민속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축제의 잘못된 예산집행으로 모범적인 행사에 대한 지원도 함께 중단한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고성군 관계자는 “왕곡마을에 대한 보수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군비지원 등을 통한 축제개최 등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축제가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고성/최 훈 choiho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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