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대 영 변호사

▲ 임대영 변호사
요즘 장안의 화재작 중 하나가 영화 ‘바르게 살자’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나는 것은 주인공이 자신의 역할에 대한 역할행동을 함에 있어 외부의 어떠한 조건 하에서도 그 역할의 본래의 의미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교통경찰인 주인공이 신호 위반한 차량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려 하자 운전자가 자신이 새로 부임하는 경찰서장이라고 한다. 이에 주인공이 거수경례를 하며 예의를 갖추자 경찰서장은 부하직원이 없던 일로 하리라 생각하고 그대로 차를 운전하여 가려고 하는데 주인공이 정중히 규정을 이야기하며 범칙금을 부과하는 장면은 잊고 살아온 어린 시절의 교훈을 일깨우게 한다.

신호위반을 한 경찰서장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는 위 영화의 주인공 같은 원칙을 준수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없고 정치현실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존본능만 투철한 사람들만 여·야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힘들게 사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된다.

법치주의가 뿌리박은 서구는 법과 규정을 지키며 사는 것이 하등 이상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위와 같이 살아야 된다고 일응 배우고 이야기하면서도 실제 살아 가면서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려는 사람에 대하여는 꽉 막힌 사람이라고 별로 좋아하지 아니한다.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원칙주의자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칭 원칙주의자로 행세하면서도 상황과 사람에 따라 기준을 달리하는 자들이 많기 때문에 그러한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영화가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우리들 내면 깊숙이에서 주인공과 같은 사람을 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신문경제란을 보면 대통령 후보자들과 관련된 주식들이 후보자들과 영욕을 같이 하고 있는데 필자의 기억으로는 과거의 선거에는 별로 없었던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나라당 후보경선 시에는 속칭 이명박주, 박근혜주가, 신당의 후보경선에서는 손학규주, 정동영주, 이해찬주가 여론의 추이에 따라 일희일비하다가 이제는 이명박주와 정동영주가 여론에 따라 부침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이회창주가 등장을 하였다고 한다. 주식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바와 같이 위 후보자 주식 중에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과 관련된 주식이 최후의 승자가 되고 이로 인해 투자자에게 속칭 대박을 안겨주는 결과가 초래될 경우 단순히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를 현혹시킨 결과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마음이 심히 무겁다.

사실의 진위를 떠나 속칭 BBK 사건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는 쪽이나 그 반대쪽이나 자신들의 당선을 전제로 친·인척이나 측근 관련주들이 폭등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오히려 좋아한다면 이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모습과 그들이 앞으로 할 행동을 투영한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후보자들은 위와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단호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금 3억원의 건설회사가 사장의 권력자들에 대한 로비에 의해 4천여억원을 대출받아 사업을 하는 사건이 재발할 것이고, 권력자의 부탁 한마디에 무자격자가 대학교수로 채용되고 말 한마디에 지원될 수 없는 곳에 예산이 집행되는 일이 재발될 것이다.

비록 우리는 바르게 사는데 부족한 점이 많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지도자나 공직자들에게 이를 기대하는 것이 헛된 희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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