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영 출 삼척문화재 홍보위원
삼척 해신당 공원은 성(性)을 브랜드화한 공원이다. 코스모스 가을길이 나그네의 발길을 끝없이 유혹하는 늦가을 나는 이름도 행복한 삼척시 신남리 해신당 공원을 찾아 하루를 보내게 됐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성의 메카’로 알려진 신남리 해신당은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남으로 가다보면 동해의 검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성의 전설을 잉태하고 자리매김한 곳이 바로 해신당공원이다. 서낭당은 공원동산의 끝자락에 자리 잡아 아래로 기암절벽과 깎아지른 바위에 부닥치면 깨진 바위조각과 우람한 파도소리로 관광객의 귓전을 때리고 음산한 마음까지 들게 하는 절경 중의 절경이다.

아득한 그 옛날 서낭당 앞 애바위 섬에 미역과 다시마를 따러갔던 애랑낭자가 갑자기 불어 닥친 높은 파도와 비바람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가운데 오직 살려달라는 비명을 울리면서 ‘덕배’총각을 수없이 부르다가 숨진 슬픈 사연이 담겨 애바위에 얽힌 한많은 바위섬이다. 이렇게 애랑 낭자가 덕배 총각을 부르다가 그 자리에 화석이 되어 숨진 사연이 있은 그 해부터 바다에는 흉어 철이 이어지는가 하면 툭하면 바람과 파도로 어선이 전복되는 등 어부가 숨지고 농사까지 흉농으로 마을 전체가 극히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이마을 주민들은 앞을 다투어 정든 마을을 떠나는가 하면, 수대를 거쳐 내려오는 어업을 포기한 상태서 민심이 흉흉하고 살기가 극히 어려워 빈집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때 이마을 촌장의 꿈속에 하얀 소복을 입은 무녀가 나타나 내일 당장 지금의 서낭당 자리에 제실을 세우고 왼손으로 꼰 새끼줄에 남근 열한 개를 매달고 바다를 향해 던지고 제를 올린 다음 건장한 총각 열한 명을 골라 애바위 쪽을 향해 오줌을 싸라고 하면서 꿈을 깼다. 촌장은 해괴한 꿈이라고 반신반의하다가 워낙 살기가 어려운 마을 형편을 중시하고 주민을 모아 대책을 세워 제를 올리게 했다.

이 제사가 있고 난 후 사흘부터 바다는 평온하고 자취를 감췄던 물고기가 되돌아와 어선마다 한 배 가득히 고기를 잡게 되어 마을 전체가 웃음과 넉넉함으로 훈훈한 인심이 되돌아왔다.

이로 인해 신남리 마을 주민 일동은 일심동체가 되어 음력 10월 5일을 제삿날로 정하고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마을 주민들은 이 제사(서낭당)를 중시하고 가무, 음주, 고성방가를 삼가고 특히 상주나 상갓집에 다녀온 주민들은 제사가 있는 10월에는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2002년 삼척시의 동굴 엑스포를 계기로 강원도민일보사는 남근조각가를 미국, 일본, 중국, 보르네오, 캐나다, 인도와 국내에서 선발된 40명을 초대해 남근을 조각해 성문화를 최초로 브랜드화하는데 성공을 했다. 기기묘묘한 성품(性品)의 형상과 작가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조각된 남근 조각은 높이 7m 너비45m의 크기에 해신당 공원 서낭당을 중심으로 40개의 조각이 골고루 알맞게 설치돼 관광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봄, 가을 성수기에는 신남항 주변에 관광버스가 몰려와 주차할 곳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해신당 공원은 전국에서 유일한 남근성기를 브랜드화한 성문화 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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