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자랑스런 강원문화인물-관련기고:李大根춘천문화원장>


새해 1월은 강원도 작가로 1930년대 단편소설의 대표적 인물 김유정선생이 태어난지 93주년이 된다.

요즘처럼 삶이 각박한 때 일수록 우리 소설문학사의 빛나는 장을 열었던 김유정선생의 소설에 녹아 있는 풍자적인 언어와 절망적인 상황을 해학으로 이기는 순박한 인물이 자아내는 웃음은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또 김유정의 작품에서 표현한 잊혀진 고향의 세계와 서정적이고 푸근한 토속적인 언어가 최근 들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은 바로 이것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춘천시 신동면 증리 태생으로 29세에 요절한 김유정은 생을 마감하기전 4년 남짓한 짧은 문단활동동안 ‘금따는 콩밭’ ‘봄 봄’ ‘산골나그네’ ‘소낙비’ ‘동백꽃’ 등을 발표, 한국소설문학사에서 큰 자취를 남겼다. 미묘한 연애 감정을 닭싸움을 배경으로 담아낸 유명한 단편 ‘동백꽃’의 동백꽃은 흔히 알고 있는 빨간색의 꽃이 아니라 강원도 산간에서 봄에 피는 생강향내 나는 노란 꽃임을 알려준 데서 김유정의 힘을 느끼게한다.

김유정선생을 기리고 문학정신을 잇기 위해 춘천지역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전국 단위의 김유정 소설문학상이 제정됐으며 청소년 백일장과 추모 문학강연회가 해마다 열리고 있다. 4월에는 일반 시민들이 참가하는 김유정 고향 금병산 등반대회가 열려 그의 체취를 맡는다. 김유정의 소설이 영화로, 연극으로, 무용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작가들은 김유정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작품세계를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한편 도내는 물론 전국의 문학도와 문학동호인들이 김유정선생의 고향이자 작품 무대가 된 실레마을을 쉼없이 찾고 있으나 기적비 외에는 별다른 기념물이 없어 아쉬웠는데 김유정 유적지 조성 사업이 올해 말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뒤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실레마을은 그동안 역사적, 행정적 변화를 겪었지만 아직까지도 외관은 물론 특유의 산골 정서를 갖고 있는 것은 강원문화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 자산을 가꿔가는 것은 문화계, 나아가 춘천 시민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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