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총총한 초겨울의 새벽

어디선가 점점 가까이

귀를 유혹하는 소리

꾹꾹 군가(軍歌) 같기도 하고

자장가 같기도 한

멜로디가 들리어

움찍하여 하늘을 본다



높고 푸른 하늘을

두 갈래로 길게 가로지른

점으로 이은

오리떼의 대 행렬 앞에서

꾹 하면 뒤에서 꾹꾹 하며

V자 형상을 유지하면서

천리길을 한걸음 같이

하늘에 여운의 길을 낸다

누구하나 반발 없이

선두 한 마리 뒤를 이어

그 수만 무리가 한 마리인 듯

묵묵히 대이동을 한다



아 저 오리 떼 !

어디가 종착역인지 알고나 가는 건지

세월의 부름 따라

약도도 없이 나침반도 없이

선두의 자신만만한 리더를 의심없이 믿고 따르는 무리

되 밝아진 인간의 일상도

오리의 예지(叡智)를

자연의 순리겠지 하고

보고만 있어야 되겠는가

최동희·강릉시 포남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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