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부족 영향 비닐하우스 등 파손

군·주민, 문화재청에 대책 호소

철원에서 월동하는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들이 먹이부족으로 농가에 피해를 주자 농민들이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철원군에 따르면 1주일전부터 독수리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농사용 거름더미를 뒤지려다 인근에 설치된 비닐 하우스에 구멍을 내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모(42·김화읍 청양1리) 씨의 경우 6000여만원을 들여 올 겨울 지은 비닐하우스 6개동 가운데 2개 동이 독수리의 날카로운 발톱으로 찢어지는 피해를 봤다.

이씨는 내년 봄에 고추를 심기위해 비닐하우스를 설치했지만 지은 지 1주일만에 두엄 냄새를 맡은 독수리들이 지붕위에 내려 앉으면서 자체 무게에 20여곳에 구멍이 뚫리자 천연기념물로 인한 피해보상을 문화재청에 요구하고 있다.

같은 마을의 주민 김 모(64) 씨의 비닐하우스도 독수리 발톱에 의해 2곳이 찢어지자 독수리들이 농가 주변까지 접근하지 않도록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독수리를 천연기념물로 국가가 지정했으면 농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먹이를 충분히 주거나 시설물에 대한 피해를 보상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처럼 독수리 먹이가 부족한 것은 천연기념물을 관리하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철원군이 올해 독수리 먹이를 구입하기 위해 직접 받은 먹이구입 비용은 한 푼도 없기 때문이다.

철원군이 마련한 2007년 철새먹이 구입비용은 700만원에 불과해 인천세관이 압수한 곡물 22t을 두루미 등의 먹이로 제공 받았다.

철원군 관계자는 “독수리 먹이를 구입하라고 문화재청으로부터 내려오던 예산이 몇 년 전부터 끊어진 상태며 환경청으로의 이관 등 이에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원/김용식 ys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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