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당하기보다는 차라리 학교를 늦게 보낼래요.”

몇년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을 조기 입학시키려는 부모들의 극성이 한때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오히려 늦게 입학시키는 만기 취학이 늘고 있다.

이는 조기 입학할 경우 발육부진이나 학습능력 미숙 등으로 동료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할 수 있기 때문.

이로인해 조기입학 연령이 됐는데도 초등학교 입학을 미루거나 오히려 한 살 늦게 취학시키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춘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내 초등학교 입학대상 아동은 3천444명이었으며 이가운데 153명이 학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입학이 늦춰졌다.

또 발육부진, 언어장애, 학습장애 등으로 입학을 늦춘 아동이 116명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하는 등 조기 취학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교사인 金모씨(32)도 “교사생활을 하면서 입학연령에 맞춰 입학한 아이들이 한살어린 아이들을 따돌리는 광경을 종종 목격했다”며 “내 아이도 같은 이유로 따돌림을 받을까 걱정돼 입학시기를 한해 늦추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교육청 관계자는 “또래에 비해 체격이 작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왕따의 주대상이 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최근 들어 만 5세 어린이 조기취학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했다.

金基燮 kees2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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