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효과 600억원… 선진축제 모델 제시

2008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지난 5일부터 27일까지 2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06년 100만 명 유치 돌파를 시작으로 3년 연속 관광객 100만 시대를 이어가면서 접경지 화천의 지역 활성화와 모범축제모델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올 산천어 축제를 점검해 본다.

아시아 겨울축제· 낚시터 예약제 신설 인기
상품권 외지 유통 등 일부 업소 상혼 ‘눈살’


▨ 성과

화천군과 (재)나라축제조직위원회는 올부터 축제 관광객 집계를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방문객 수 비공개는 양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화천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참여를 중요시 하겠다는 원칙을 실천하겠다는 게 조직위의 설명이다.

2003년 첫 회에 22만 명 관광객 유치로 시작한 산천어축제는 △2004년 58만 명 △2005년 87만 명 △2006년 103만 △2007년 125만 명 등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549억6000만원 규모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올해의 경우 600억 원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역 구성원이 주도하는 ‘공짜축제’란 이미지와 바가지요금으로 대변되는 악덕 상혼의 철저한 감시 등이 투입예산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알토란같은 수익을 올린 것이다.

▨ 진화하는 축제

산천어축제는 성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올 축제에서도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해 시험대에 올리는 과감한 결정이 ‘붕어빵 축제’란 우려를 해소시켰다.

군과 조직위는 축제 기간 동안 중국 하얼빈 현지에서 열린 ‘한·중 겨울축제 공동발전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이란 심포지엄에 참석하는 등 동북아 3국 대표축제의 정기적인 교류를 이어갔다.

특히 하얼빈 빙등제와 삿포로 눈 축제, 산천어축제를 대표하는 조각품 70여 점 등 모두 120여점의 예술품이 선보인 아시아 3대 겨울축제 테마광장을 올 처음 운영해 5만3000여명의 유료 방문객을 유치했다.

이번 축제 얼음낚시터의 경우 1만㎡를 넓혀 모두 4만6540㎡로 운영했으며 원거리 방문객들을 위한 ‘가족 낚시터’ 예약제도 도입해 축제 선진화의 첫발을 내딛었다.

반면 관광객이 대거 몰려 입장에 어려움을 겪은 루어낚시터는 과감히 운영을 중단했다.

지역 5개 읍·면주민들이 준비한 농촌마을 사랑방과 농산품 직거래 장터인 ‘웰빙촌’, 지역 거주 외국인 주부가 운영한 스낵코너 등으로 축제의 다양성도 확보했다.

축제 종사자등의 철저한 모니터링과 축제장 얼음판 안전을 책임지는 재난구조대, 지역에서 활동 중인 30여개의 사회단체의 자원봉사 등도 축제발전에 한 몫 했다.

▨ 문제점과 전망

올 산천어 축제는 외형적으로 급성장한 축제를 따라가지 못하는 서비스와 인접지역 일부 업소들의 상혼에 대한 대책마련이 제기됐다.

축제장 먹을거리 촌 주변 사유지에 입점한 음식점들이 신용카드를 받지 않아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역 활성화와 농산품 홍보를 위해 발행한 화천사랑상품권 등이 인접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면서 발행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춘천과 화천을 잇는 ‘부다리터널’이 축제기간 임시 개통 됐지만 반세기 동안 각종 규제를 받은 접경지역 특성상 열악한 사회간접자본도 축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각 읍면에서 진행된 농촌마을 사랑방과 화천읍내 관광객 분산 유치 활성화를 위한 복안마련도 필요하다.

평화의 댐 건설에 따른 파로호 황폐화, 수해, 인구감소, 군부대 외출·외박 정량제 등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산천어 축제의 목표와 원칙 등 초심을 다시 한 번 살피고 부정적인 전철을 밟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최고의 장수 축제란 이정표도 세울 것으로 기대된다.

화천/윤수용 ysy@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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