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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후보자 추천의 민주적 절차

안준호 변호사

안준호 2008년 03월 14일 금요일
   
▲ 안준호 변호사
2008년 4월 9일 총선을 앞두고 있으나, 한나라 및 통합민주당 등 주요 정당의 후보자 추천이 지연되고 있다.

추천이 지연되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국민의 마음을 얻고 당의 쇄신을 위하여 각 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각 정당의 후보자추천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인지 의문이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은 “정당이 제1항의 규정에 따라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주적인 절차라는 것은 결국 당내경선인데 공직선거법은 정당의 후보자 추천을 위한 당내경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당내경선의 실시는 해도 그만, 하지 않아도 그만인 정당의 선택사항이다. 각 당에서 당내경선을 실시해 국회의원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소식을 접한 바가 없다.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민주적인 절차를 가장 잘 준수해야 할 정당이 당내경선을 실시하지 않고 후보자를 추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민주적 절차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도 따라야 하는 원칙이다.

공천심사위원회의 역할은 당내경선에 나가기에도 기본적인 공직수행 능력과 자질, 도덕성 등의 기준에 미달하는 사람을 거르는 것에 그쳐야 할 것이다.

공천심사위원회의 결정이 당내 경선이라는 민주적 절차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각 정당의 후보자추천의 시기가 과연 적절한지도 의문이다.

공직선거법은 정당의 후보자추천의 시기를 제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경우 후보자등록 마감일인 선거일 전 15일부터 2일간까지만 이루어져도 무방하다.

당내경선을 실시하지도 않는 방법으로 후보자를 추천하면서도 그 시기를 늦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결국은 유권자의 이익과는 무관한 각 정당 내 계파간의 싸움, 타 정당이 누구를 추천할지 눈치를 보기 때문이 아닌가?

예비후보자는 국회의원의 선거의 경우 선거일 전 120일부터 자신의 소속정당을 표시하며 ○○정당 예비후보 ○○○이라고 하면서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정당의 후보자 추천이 늦을수록 예비후보자는 계속하여 정당의 예비후보자의 신분을 가지게 된다. 예비후보자는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게 되면 무소속 후보로 등록을 할지, 타 당으로 등록을 할지, 타 선거구로 등록을 할지, 등록을 포기할지 여부에 대하여 고민할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공천심사위원회가 후보자를 추천하는 시기가 늦추어지면 예비후보자는 그만큼 고민을 해야 하는 시간이 부족해진다.

또한 정당으로부터 후보자로 추천을 받게 되는 사람도 문제가 발생한다. 후보자로 조기에 확정되어야 공약을 준비하고, 정책을 입안하며,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당이 일부 선거구에는 후보자를 일찍 추천하고 일부 선거구에는 나중에 추천하게 되면 추천을 받은 후보자 모두 같은 정당의 정당원들인데도 선거에 있어서 동일한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당해 선거구의 유권자에게 가장 큰 문제가 발생한다. 후보의 추천이 늦어지게 되면 후보자의 정책, 공약 등을 비교하거나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비교 검증하여 선택할 충분한 시간과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상황에서 투표를 해야 된다. 유권자는 후보자의 소속 정당만을 보고 투표행위를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현재 각 정당의 후보자 추천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추천을 받거나 받지 못하게 되는 예비후보자들, 유권자들 모두에게 불만족스러운 것이다.

추천 시기 역시 적절하지 않다. 각 정당은 이번을 계기로 다음부터는 가장 민주적인 절차인 당내경선을 적절한 시기에 반드시 개최하여 후보자를 추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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