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상승률 + 체감 실업률
수치 크면 고통 높아… 서울 최고

▲ 이장연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조사역
최근 유가, 곡물 등 국제원자재가격의 높은 오름세로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증대되고 있다. 이러한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뛰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취업자 증가규모가 2005년 이후 20만명대 후반에서 정체되어 있고 청년실업률도 7%대중반에 달하는 등 고용사정도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이렇듯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질에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도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Arthur Okun)은 기상용어인 ‘불쾌지수’를 착안해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삶의 질을 계량화한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를 고안했다. 즉, 불쾌지수가 온도나 습도 등 기상요소들로 산출된 지수라면, 경제고통지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체감실업률을 더한 것이다. 동 수치가 클수록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적 삶의 고통이 가중되고 작을수록 고통이 완화됨을 의미한다.

경제고통지수를 활용해 지난 반세기동안 역대 미국 대통령의 경제성적을 평가해보면,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재임기간(1953∼1960)동안 고통지수가 평균 6.26으로 가장 낮았으며 카터 행정부(1976~1980)는 평균 16.27로 가장 높았다. 특히 카터는 1976년 민주당 대통령후보시절 “높은 고통지수를 만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 될 자격도 없다”라는 연설과 함께 당선이 됐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임기말 고통지수가 미국역사상 최고치인 21.98에 이르러 1980년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과 맞붙은 대선에서 패배, 재선에 실패하고 만다.

한편 한 지역의 주민들이 경제상황에서 느끼는 고통의 상대적인 정도를 측정하기도 하는데 이를 ‘지역별 경제고통지수’라고 한다.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07년 지역별 생활경제고통지수’에 따르면 2007년 중 서울은 11.0으로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가장 큰 도시였으며, 그 다음으로는 광주(10.8), 대전(10.5) 순이었는데 다행히도 강원도는 8.7로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13위를 기록했다.

이 장 연 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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