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大中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부시 美대통령을 7일 새벽(한국 시간) 백악관에서 만났다.

金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은 이날 1시간여에 걸친 정상회담에서 韓·美간 돈독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안보와 남북관계 등 포괄적인 한반도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또 동아시아 정세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며 IMF 위기 극복과정에서 미국의 지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측의 최대 관심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의 '큰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라인 자체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대북정책에 대한 기조가 설정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이 일정 부분 한계를 안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리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측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부시 행정부 출범이후 한미간 대북공조에 관한 일부의 의구심을 불식시키는 성과를 얻어냈다.

金대통령을 비롯, 李廷彬 외교통상부장관과 金夏中 외교안보수석 등 우리측 주요인사들은 이번 방미기간중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정부 및 의회지도자들을 두루 만나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관계 등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변화 등에 대해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발행된 뉴욕 타임즈 사설에는 '백악관이 金 대통령에게 그의 대북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증하지 않을 경우, 반세기 넘게 계속돼온 남북한간의 군사적 대결상태를 종식시키려는 기회는 무산될 수 있다'고 경고, 향후 남북관계의 흐름에 있어 미국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만큼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간의 합의를 기초로 한 철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金夏中 수석은 “한미간 정상회담이 조기에 개최되면서 부시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조기에 한미간의 정책공조의 틀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런 차원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굵직굵직한 청사진을 마련해 놓고 있는 강원도로서는 이번 金대통령의 방미성과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유일한 분단도로 접경지역에 위치한 강원도의 입장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이야말로 道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되는 것이며 이미 道는 지자체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더구나 설악산-금강산 연계개발을 비롯, 접경지역 개발 등 道가 마련해 놓고 있는 대형프로젝트들이야말로 남북관계 개선없이는 불가능한 현안들이다.

도민들은 다만 韓美간의 철저한 대북정책 공조에 따라 가속화될 남북협력사업이 경의선 복구와 이를 통한 시베리아횡단철도 연결 및 개성공단 조성사업 처럼 지나치게 서해안축 위주로 이뤄져 강원도 등 동해안축이 소외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워싱턴/慶旻顯 특파원 slkyu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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