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광 준

강원지방기상청장
최근 지구온난화로 나타난 환경과 생태계의 변화 모습을 언론보도에서 자주 접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란 국민에게 더 이상 생소한 말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영향과 대응전략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기후변화에 의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기후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지구-대기 시스템에 들어오는 에너지와 나가는 에너지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지구를 온난화시키는 온실기체 중 가장 중요한 이산화탄소의 연간배출량이 1970~2004년간 80%나 증가하였다.

2007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회의(IPCC) 제4차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중 온실기체의 증가로 1900년 이후 지구의 평균기온은 약 0.76도 상승하였고, 평균 해수면도 1961년 이후 연간 평균 1.8㎜ 상승하다가 1993년 이후에는 3.1㎜나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1912~2005년간 기온이 1.5도 증가하였다. 물론 이 값에 도시화의 효과가 포함되어 있지만 1906~2005년간 전 세계적인 평균기온의 증가값인 0.74도보다 높은 건 분명하다.

현재와 같이 화석연료에 의한 대량소비 사회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기온과 해수면 상승이 가속될 것임에 틀림없다. 기상청의 기후변화모델로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50년까지 증가하고 그 이후 감소하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적용한 결과, 2020년에는 연평균기온이 1.34도, 2080년에는 3.8도 증가하며, 강릉의 경우 2090년에는 여름이 길어지고 겨울이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은 현재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정도를 훨씬 뛰어넘어 큰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물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지목된 온실기체의 방출을 줄이는, 소위 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은 기후변화를 감시하고, 사전예측하며 이에 필요한 적응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위적 온난화는 온실기체의 방출이 현재 수준으로 안정되더라도 향후 수세기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지배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물 부족에 대비하여 물 관리 정책을 수립한다거나 작물의 다양성과 재배치를 추진하고, 해안에 폭풍해일 방벽을 세우며, 기후에 민감한 질병을 조사하고 제어하는 일 등이 적응대책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전자에는 상당한 대책을 세우고 있으나 후자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실정이다. 지금이라도 여러 선진국들과 같이, 기후변화의 과학적 문제와 기후변화 적응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 기후변화문제에 총체적이고 균형 있는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기후변화는 그 속도와 규모에 따라서는 복구 불가능한 영향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