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훈

고령지농업연구소 환경보전과장
2006년 북한강 상류 소양호는 일년 중 226일간 흙탕물이 지속되었다.

우리나라 한반도 중심축 백두대간의 상류수계인 춘천 소양호와 대관령 인근 도암호의 탁수오염 문제가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흙탕물의 발생은 최근의 기상이변으로 연속되는 집중호우와 산불발생과 같은 자연재해와 함께 국토의 무계획적인 난개발에서 오는 인재가 결합되어 나타난 현상으로, 백두대간의 청정자연자원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수질오염의 주범인 흙탕물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특이하게 일찍 시작되는 금년 장마에 앞서 탁수발생에 대한 면밀한 원인분석과 사전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의 범지구적인 이상기상현상과 탁수발생과의 밀접한 관계가 문제의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장기적 측면에서 해결방안은 국토의 난 개발을 억제하고, 계획적이고 친환경적 방법으로 지역사회를 디자인하여야 한다. 또한 일상생활속에서의 환경훼손과 오염행위가 지구환경적으로 어떠한 재앙을 초래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흙탕물 발생요인 중 일부 경사밭에서 유출되는 토사문제는 최신의 환경보전 농업기술과 생태공학적인 기법을 이용하면 효율적인 차단이 가능하다. 구체적 방안으로 작물재배방법 개선을 통한 보전농법 기술과 하천변에 초생대를 설치하여 환경적으로 안정화시키는 생태적 방법과 토양보전 구조물 등을 설치하여 경사지를 보전하는 토목공학적 방법 등이 있다. 적합한 영농기술, 생태적인 방안 및 토사유출 방지시설 등을 함께 적용하면 효과가 배가되어 흙탕물 발생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고령지농업연구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랭지채소밭에서 토양침식 보전농법 하나만 도입하더라도 일반적으로 행하여지는 재배방법에 비하여 토양유실량은 1/6, 물 유출량은 1/2, 양분 유실량은 1/3로 줄일 수 있어 토양 및 비료성분 유실량을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연간 1,867억원 절감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와 같은 기술적인 대책방안이 잘 확립되어 있으나 실제 영농현장에서는 이 농업기술을 스스로 적용하는 농가가 흔치 않으며 또한 강요할 수도 없는 게 작금의 농촌현실이다. 현재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극대화하면서 농촌사회를 지속적으로 유지보전할 수 있는 대규모 농촌지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부터 농업생산 및 정주 여건이 불리한 농촌지역 농업인 지원을 통해 농업인 소득보전 및 지역사회 활성화를 도모할 목적으로 ‘조건불리지역 직불제’가 본격 시행되고 있으나 지원대상 및 지원금액이 충분하지 못하여 실제 상류수계의 환경보전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금후 백두대간 상류수계에 위치하고 있는 농경지는 수질오염총량제 등 수질 및 수생계보전법의 규제에 의해서 농업활동에 많은 제약이 뒤따를 것이고 이로 인해 농산촌경제의 자생력은 약화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국가적인 대단위 지원정책과 함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적으로 ‘경사밭 인접 하천 수변대 관리법안(가칭)’과 같은 조례를 작성하여 하천부지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등과 같은 자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농경지의 무분별한 객·성토를 방지하고 악취를 유발하는 불량 퇴비 등의 농자재 사용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규제책도 필요하리라 본다.

백두대간은 이 땅의 중심축으로 자연지리적 상징이면서 한반도 생태계의 구심점이다. 지역적이면서 국가적인 보물이고 후손에게 물려줄 미래의 소중한 민족적 자원이다. 국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서로 협력하여 함께 노력한다면 백두대간의 생태계와 한강의 맑은 물은 온전하게 보전될 수 있을 것이며, 대책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비용지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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