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태성

전 도지사 정무특보
정치(政治)는 오묘한 한자로 되어 있다.

정치(政治)는 정(政)과 치(治)를 묶어 놓은 말이다. 정(政)은 정(正)과 문(文)이 합쳐진 글자로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다. 치(治)는 물(水)과 태(台)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치(治)는 물(수=水)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이치를 따르고, 태(台=대감 태, 임금이 자신을 일컬을 때 씀)는 임금으로 곧 물(水) +태(台) = 치(治)는 ‘이치에 맞는 임금의 바른 길’을 의미한다.

이처럼 정치(政治)는 ‘바르게 이치를 따라 국민을 잘 다스리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고대 희랍의 아리스토텔레스도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라고 했듯이 인간은 정치를 필요로 하고 있고, 명심보감(明心寶鑑) 치정편(治政篇)에도 「애백성(愛百姓) 애처자(愛妻子)」(백성을 사랑하기를 자기 처와 자식을 사랑함 같이 하라)라고 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는 모든 것에 우선하는 형이상학적인 인류 최고의 가치를 추구하는 최고의 행위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에서 정치는 국민들이 싫어하는 말 가운데의 하나이다. 정치인은 더욱 싫어한다. 정치인들이 명함을 꺼내기가 두렵다. 역대 정치인들이 지금까지 저질러 온 과거의 행적들과 저질 정치인 때문에 정치인들은 도매금으로 욕을 먹는다. 그러나 국가와 사회에 정치가 없다면, 정치인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정치인이 바르지 못하면 나라를 망치는 것은 물론, 나라를 외국에 뺏기기도 한다. 이미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지리적인 영향으로 수없는 외침을 당하기도 하였고, 급기야 1300여 년 동안 보존하던 국토를 외세에 의해 두동강이 나서 지금도 분단국으로 통한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정치가 모든 것에 우선하듯 정치는 존중되어야 한다. 이런데도 정치는 남의 일, 남의 나라 일이라고 정치인을 탓해서만 되겠는가? 좋은 정치인을 만들어야 한다. 좋은 정치인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한국정치의 모습은 구태정치의 연속이다.

첫째, 한국정치는 계보정치, 패거리정치, 돈정치, 지역정치가 여전하고 정치인의 충원코스도 중구난방식이다. 둘째, 우리 정치는 돈 정치가 여전하다. 아직도 돈으로 공천을 사고파는 후진국 정치가 여전하다. 돈다발을 돌리다 쇠고랑을 차기도 했다. 셋째, 한국 정치인들은 정치철학이 빈약하다. 정치를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많다. 잘 먹고 잘 살다가 돈 벌어서 행세하고 싶은 이들이 의외로 많다. 부모은덕으로 외국에 유학하고 돌아온 이들도 많다. 정치철학이 없으니 바른 정치를 할 수 없다.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은 철인정치를 강조했다.

한마디로 정치인은 ‘철인, 즉 모든 것에 밝은 무오류자’이어야 한다. 정치는 국가와 국민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은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대의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정치인에게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런 개념에 합치되는 정치인은 좋은 정치인이요, 합치되지 않은 정치인은 나쁜 정치인이다. 좋은 정치인은 기본 덕목을 갖추고 부단히 자기계발을 통해 노력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국민을 잘 섬기고 진실하게 봉사하는 일꾼이어야 한다. 좋은 정치인은 태어나기보다 만들어지는 것이다. 좋은 정치인이 충원될 때 우리 사회는 더 좋은 사회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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