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육이 걷잡을 수없이 흔들리고 있다.

원인은 당국에서 백년대계란 교육을 치밀한 계획없이 교육제도를 즉흥적으로 개악한 결과이다. 그리고 정치권에서 표를 의식한 교육정책의 남발이다.

교육이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도 우수한 인재만을 양성할 수는 없다. 어차피 등급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의 철학이다. 아무리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해도 전원이 학습목표에 100% 도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이 합의하고 따르는 제도아래서는 교육목표에 접근할수는 있다. 지금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떤가.

2-3년 동안 신문기사의 표제를 대강 살펴보면 「교실붕괴 뒤편엔 가족붕괴, 가출 25%, 수업시간 잠자거나 만화책 봐, 개학해도 학생 절반은 방학, 표류하는 교육개혁, 교원 반발 정치권 이해겹쳐 혼선, 교단 다시 풍파속으로, 조기 교육에 30-40대 허리 휜다. 가정 직장포기 교육 엑소더스, 유학 모자 자취 아빠 가족해체, 부실한 학교가 과외키웠다. 나태한 교사들 반성해야, 이 교육의 무능 교사 퇴출론, 초등교원 수급 대란 예고, 내년 초등 담임 공백불가피, 교사 절대부족 파행교육 불보듯, 교원명퇴 선별수용, 초등학교 교실이 없다.」등등 이다.

학교 교육을 믿는 국민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학원으로, 검정고시로, 조기유학 등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학생들도 안정을 잃었고 심지어는 가출, 유흥업소, 원조교제, 각종 범법행위, 음주, 흡연 등으로 일탈하는 사례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아이들 유학길에 엄마는 따라가고 아빠는 돈 벌어 외국으로 송금하고 심지어는 장기 별거로 이혼까지 하게 되니 가정은 해체되는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민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수준은 대개가 학생이나 부모나 능력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는 유능한 인재를 동시에 잃고 마는 결과가 된다.

이제 우리 교육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는지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러니 어찌하겠는가. 무너지는 우리 교육을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제부터라도 학부모는 '나도 손을 대지 않는 우리 아이를 교사가 뭔데 때리느냐'는 사고방식을 버리고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 크게 후회한다는 사실을 깨우쳐야 한다. 교사는 부단한 자기연수를 통해 실력을 연마하여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실력있는 선생님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쉬우나 실행하기까지는 시간도 요구되지만, 양심과 진실의 발로가 아니면 또 하나의 이상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 당국에서는 교육을 한건주의 실적으로 간주하는 무책임한 정책을 더이상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 평균 6개월짜리 장관으로는 교육이 바로 설수가 없다. 이웃 나라에서는 일개 금융기관 운영이 실패로 돌아가도 배를 가르고 목도 매는데, 왜 우리 나라에서는 엄청난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이같은 양심이 없는가. 교육정책은 목숨을 걸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래야 교육이 살고 나라가 산다.

沈晟求<前중등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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