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내·외국인 생산액 총합계
GDI 국민 실질 구매력 나타내

우리는 흔히 ‘국민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생산한 최종생산물의 가치’인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을 통해 한 국가의 생산활동을 측정한다. 최근에는 국내총소득(GDI·Gross Domestic Income) 등 소득지표의 활용도 늘어나고 있다. 실질 GDI는 수출품과 수입품 가격사이의 상대적 비율인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무역손익을 실질 GDP(해당연도에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수량에 기준년도의 가격을 곱해 산출한 물량측정치)에 합산해 구한다. 이와 같이 산출된 실질 GDI는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내고 있어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와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특정 국가가 지난해 반도체를 2만개 생산해 개당 1000달러에 수출하고, 배럴당 100달러의 가격으로 원유 20만배럴을 수입했는데 올해는 원유 수입가격이 200달러로 두배 높아진 반면 반도체 가격은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보자. 이 경우 올해 반도체 2만개를 수출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원유가 10만 배럴로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국내총생산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교역조건에 따라 국민의 실질구매력도 달라짐을 알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한 400조5128억원으로 외형적으로는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실질 GDI는 345조5858억원으로 실질 GDP를 밑돈 것은 물론 증가율도 0.7%에 그쳤다. 실질 GDI 증가율이 저조한 것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 등의 공산품 가격이 하락한데다 원유 등 수입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교역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실질 GDI가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경우는 2차 오일쇼크 때인 1980년과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두 번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최근의 낮은 실질 GDI 증가율은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어느 때보다 어렵다는 것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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