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흐르는 강'이라는 의미를 지닌 춘천(春川)에서 올해는 더욱 봄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지난 겨울이 유난히 추웠기 때문이리라. 얼마전까지만해도 참 많은 눈이 내렸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 함박눈을 추억하며 조용히 생각해본다. 눈은 온 세상을 덮는다. 눈은 자신을 던져 이 땅의 모든 영욕(榮辱)을 덮는다. 높은 것도 덮고 낮은 것도 덮는다. 자랑도 덮고 부끄러움도 덮는다. 덮고 나면 모든것이 같다. 사람들이 꾸며 놓아서 다른것 같아 보이지만, 하늘이 말하기 시작하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인생으로 이 땅에 올 때 우리는 모두 빈 손이었다. 아무도 다르지않다.

내가 오기전에 아무것도 준비하여 놓지않았어도, 그냥 주어진 것을 감사히 받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사는동안 어쩌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도 있고, 여전히 빈 손인 사람도 있으나 소유는 소유일 뿐, 많이 가졌다고 특별한 인생이 되는 것도 아니고, 가지지 못했다고 어떤 미물(微物)이 되는 것도 아니다.

행복은 우리의 마음만큼 이루어진다.

봄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듯, 돈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곧 재물인가, 재물이 곧 행복인가.

비버리 힐즈의 저택이라도 소(牛)가 살면 외양간, 말(馬)이 살면 마굿간일 뿐이다. 개(犬)가 수백캐럿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걸고 있어도, 그 개가 부러운 사람은 없을것이다.

같은 환경이라도 사람의 마음에따라 행복을 만들기도하고 불행을 만들기도한다.

복된 사람은 결코 많은것을 소유한 사람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서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소유로 인하여 혹, 서로 다르게 보일지라도 본질로 돌아가면 모두가 하나이다.

세상것을 많이 가져도 귀한 인생이고 적게 가져도 귀한 인생이다. 세상것을 취하지 못했다고 아파하기보다는 존귀한 내 인생의 본질을 먼저 봐야한다.

이 마을을 가진 사람이 행복한 인생을 누린다.

남편이 행복하려면 남편의 바른 위치에 있어야한다. 아내가 행복하려면 아내의 바른 위치에 있어야한다. 직장인이 행복하려염 직장인의 바른 위치에 있어야한다.

비록 보잘것없는 위치일지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충실할 때 행복하다.

달리 무엇이 되어보려고 자리를 이탈하는것은 천박해지고 불행해지는 일이다.

'키는 배(船)에 비해 너무나 작고 초라해 보이지만 그것을 불평하여 '키'가 배에서 벗어난다면, '키'는 아무 쓸모없게되고, 배도 항해를 못하게 될 것이다.

행복은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새 생명을 누리는 삶.

추운 겨울과 같은 암흑기를 벗어 버리고, 새싹이 움트는 봄과 같은 새 생명의 삶을 실천하는것이 행복한 인생이리라.


金昌秀(금융결제원 춘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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