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테니스의 대들보 이형택(25.삼성증권.춘천봉의고졸업)이 마이클 창(29.미국)을 꺾고 남자프로테니스투어(ATP) 애틀랜타챌린지대회(총상금 40만달러) 8강전에 올랐다.

이형택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대회 단식 2회전에서 포어핸드와 백핸드 스트로크 모두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며 3번시드 창을 2-0(6-4 7-6<7-3>)으로 완파, 8강이 겨루는 3회전에 올랐다고 이상윤 삼성증권 코치를 통해 알려왔다.

지난 24일의 1회전에서 안소니 뒤피(프랑스)를 꺾고 투어대회 6번째만에 올시즌 첫승을 신고한 이형택은 이로써 지금까지의 부진을 털고 US오픈 16강에 올랐던 지난해의 돌풍을 재현할 채비를 끝냈다.

이형택이 꺾은 창은 엔트리시스템 세계랭킹은 32위, 챔피언스레이스 랭킹은 113위이지만 89년 프랑스오픈 챔피언에 올랐고 96년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준우승하며 세계랭킹 2위까지 올랐던 톱플레이어다.

세계랭킹 79위 이형택은 또 총상금 40만달러 규모의 이번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함으로써 랭킹 포인트 40점을 확보, 2계단 정도 랭킹이 상승할 전망이다.

올시즌 들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이형택은 서비스와 포어핸드스트로크도 뛰어났던데다 백핸드 다운더라인으로 자주 창의 허를 찌르며 첫 세트를 6-4로 따냈다.

이형택은 2세트에서 영리한 플레이로 이름난 창이 강한 톱스핀 스트로크로 공략해오자 이에 말려들며 게임스코어 2-4까지 뒤졌지만 이후 '맞불 작전'으로 톱스핀스트로크 맞대결을 펼쳐 경기를 다시 5-4로 뒤집었다.

이후 한 게임씩 주고 받아 6-5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이형택은 아쉽게 12번째 게임을 내줘 타이브레이크를 허용했지만 타이브레이크 게임에서 포어핸드스트로크가 더욱 위력을 발해 7-3으로 낙승하고 대어를 낚았다.

이형택은 "평소 우상으로 생각했던 창을 이겨 기분이 너무 기쁘다"며 "컨디션이 좋아 자신있게 경기한 것이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외의 일격을 당한 창은 "2세트 4-2까지 앞선 기회를 놓친 것이 결정적이었다"며 "이형택은 상당히 빨랐고 내 샷을 잘 받아냈다"고 말했다.

이형택은 8강전에서 챔피언스랭킹 94위인 왼손잡이 스테판 쿠벡(오스트리아)과 만나게 되는데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어서 지난해 말 삼성오픈대회 4강 이후 통산 2번째 투어대회 4강 진출이 기대된다.

한편 올시즌 호주오픈 챔피언이자 ATP챔피언스레이스 랭킹 1위를 독주하고 있는 톱시드 앤드리 애거시(미국)도 이날 1회전에서 세계랭킹 143위 니콜라스 토만(프랑스)에 0-2(4-6 5-7)로 완패해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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