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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주재 취재부장
국유림관리소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요약한다면 숲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가꾸어 국민들에게 쾌적한 녹지공간 제공과 건강한 산림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보호의 가치창조에 있다 하겠다.

양구지역의 경우 양구국유림관리소의 책임과 권한아래 이같은 가치창조에 나서고 있다. 산림의 가치창조 가운데 하나가 벌채와 간벌을 통한 경제성 높은 목재를 수집하는 일. 경제성 있는 목재를 수집하기 위해선 깊은 골이 있는 산의 경우 운재로(運材路)를 내야만 하는 일이 필수적인 것임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그러나 체계적인 사업 진행을 위해선 선과 후가 있는 법. 양구국유림관리소는 양구읍 도사리 지역 국유림 10만여㎡에 조림된 30년 이상된 낙엽송 벌채를 위한 운재로 확장과 사후관리, 국유림 벌채에 대한 기본적인 사전 사업계획없이 무단으로 산림을 훼손하는 우를 범했다.

이 때문에 산림을 보호·감시하고 관리해야 할 본연 자세를 크게 벗어나 불법의 굴레로 자승자박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더구나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지역은 도사리 지역주민들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곳이기에 주민들의 원성이 거세지는 이유가 되고 말았다. 더 큰 문제는 현장에서는 불법이 자행되고 있는데도 정작 관리·감독의 임무를 맡은 양구국유림관리소 책임자는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영림단이 일을 잘해 보려는 취지로 그런것 같다”는 너무나 안이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산림보호와 관리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인 국유림관리소의 이같은 흐트러진 자세가 행여 불법 산림훼손의 원인제공은 아니었는지 자문해 볼 일이다.

흔히들 산림을 두고 ‘후손에게 물려줄 자산’, ‘후손에게서 잠시 빌려 온 자산’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같은 산림의 가치실현에 산림청은 당연히 앞장서야 하고 또 공감을 얻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도와 함께 산의 날(10월17일)을 맞아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최초로 제1회 강원산림문화 한마당 축제를 도립화목원과 춘천 서면 오월리 집다리골 자연휴양림에서 개최, 산림이 지닌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알린 사례. 녹색성장 시대를 맞아 미래자원으로 무궁한 가치를 지닌 강원산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한쪽에서는 산림이 불법으로 훼손되는 일이 오히려 산림보호 당국에 의해 자행돼 일직선으로 달려가도 목표점이 보일까 말까한 시점에 역주행하고 있는 자동차의 모습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산림은 이 시간에도 도내뿐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심화되는 온실가스로 인해, 또는 개발을 목적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반면 잘 가꿔진 산림자원을, 또는 조림돼 커가고 있는 어린나무를 보호하고 체계적으로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국유림관리소는 산림의 보호와 관리에 무한책임을 지고 있다. 그런 산림당국이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해서야 존재 이유를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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