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원 사회부 기자
“빨리 끝내고 가야지”

제63주년 경찰의 날인 21일 강원경찰청 국정감사장에 들어서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의원의 첫 마디였다. 이날 의원들은 국감 시작 예정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 결국 이 의원은 국감시작 40분만인 오후 4시10분쯤 자리를 떴다. 늦게 온 것도 모자라 말 대로 빨리 가버렸다. 여기에다 의원 2~3명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핸드폰을 받기위해 수시로 자리를 비웠다. 그래도 처음부터 참석조차 하지 않은 한 의원보다는 낫다고 해야 되는지…. 차 떼고 포 떼고 난 뒤 결국 의원 5명만이 국감장을 지킨 셈이다.

그러나 그 들의 질의 내용도 격려와 칭찬 일색이었다. 의원들은 질문에 앞서 ‘경찰의 날에 국감을 해 미안하다’는 말을 먼저 꺼내며 강원도 치안상태나 질타보다는 축하와 격려로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일부 의원들은 ‘열악한 경찰관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원들이 낸 질의 자료도 통계 위주의 ‘수박 겉핥기’에 그쳤다. 한 의원은 양양은 경찰서가 없어 경찰 관련 통계가 속초경찰서에 포함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양양은 왜 CCTV가 없느냐”는 식의 질의를 하려다 급히 말을 바꿨다. 결국 이 날 국감은 의원들이 피감기관에 격려금을 주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지역에 관심을 갖고 열과 성을 다하는 의원들의 모습이 아쉬웠던 국감 현장이었다.

정동원 gondori@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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