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배 영동본부 기자
“이런 부도덕한 회사가 어디있어, 주가가 폭락해 그렇지 않아도 죽고 싶은 심정인데, 멀쩡하게 운영되고 있는 지점이 갑자기 폐쇄된다니 말이되는 소리야. 당장 책임져.”

지난 7일 강릉시 교2동에 위치한 유화증권 강릉지점 사무실. 증권 청약자들은 지점장실을 찾아 성난 목소리를 가라 앉히지 못하고 거친 항의를 내뱉었다.

그러면 유화증권은 도대체 왜 지점을 폐쇄하는 것일까. 직원들의 입에서는 의아한 답변이 흘러나왔다.

“지점은 정상적으로 잘 운영되고 있는데 이달 초 회사 대표가 갑자기 직원채용에 응시자가 없자 강릉지점을 폐쇄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더욱 이해 못할 상황은 한달만에 지점의 고객 계좌를 본사로 이전하든지 아니면 다른 증권사로 옮겨 가도록 한 뒤 지점을 폐지하라는 결정이 내려 졌다는 점이다. 지점을 폐쇄하려면 수천명의 계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데 적어도 3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기본’조차 묵살됐다는 설명이다.

기업이 경영혁신과 이윤 창출을 이뤄내기 위해 종합적인 진단 후 조직의 슬림화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21년전 강릉지역에 처음 증권사를 개점할 당시 강릉시민들은 회사와 직원들을 믿고 돈을 맡겨 왔다. 이런 이유로 회사도 성장해 왔다.

그런데 회사의 내부적 고민이 있다고 고객들의 피해는 아랑곳 없이 지점폐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일방 추진하는 상황은 기업의 도덕적 해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런 결정이 ‘변방 강원도’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은 아닌지 씁쓸하기만 하다. 증권사를 감독하는 기관에서도 증권사의 지점 폐쇄 이유를 정확히 분석했는지 궁금해진다. 강릉/홍성배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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