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강록

원주 예수로교회 담임목사
결혼도 해보지 않은 교황 바오로 2세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의 상태를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구조는 가정이다”. 그렇다. 결혼은 가정을 이루는 것이며, 이 가정은 사회의 기초단위다. 사회의 기초단위를 이루는 결혼은 과연 만만한 것일까? 아마 행복해지기 위해서 결혼할 것이다. 그리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까지 있던 고민, 고독, 외로움 문제 끝. 행복 시작. 그리고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상대자여! 그대는 나를 위해서 존재하라. 현재의 나의 불만족을 채우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나는 확실히 믿노라.’ 이후 서로가 배우자를 자기 이익의 도구로 생각하고, 나를 행복하게 하는 상대로 길들이려고 한다. 서로 자기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 하는데, 이런 생각은 서로간의 욕심이기에 갈등이 시작되고 갈등이 싸움으로, 더 나아가서 전쟁으로 번지게 된다.

결혼의 목적은 행복을 위해서라고 할 때,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아무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다. 행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 결혼의 목적을 바꾸어야 한다. 나의 행복의 시작이 아니라, 여자는 남자의 행복을 위해서, 남자는 여자의 행복을 위해서 결혼한다는 목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결혼생활의 기술을 배우는 것은 마치 악기를 연주하는 기술을 배우는 사람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처음에 악기를 배우기 위해서는 악기를 구입하게 된다. 처음 구입한 악기는 보기만 해도 좋다. 보물 다루듯이 한다. 그러면서 악기를 배우기 시작해 아름다운 소리를 기대하면서 악기를 불고, 누르고, 당겨 본다. 그러나 웬걸, 그렇게 아름다운 소리를 기대했는데, 정작 악기를 손에 쥐니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어쩌다 나는 소리라고는 귀신 우는 소리 같다. 화가 나고 답답하다. 악기를 던져 버리고 싶고 한계도 느낀다.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아 슬그머니 구석에 처박아 놓게 된다. 그리고 악기 탓만 한다. “악기가 나쁘다. 싸구려다. 고물이다. 잘못 골랐다. 내가 배울 악기는 관악이 아니라 현악이었는데…”

그러나 생각해야 한다. 악기를 구입했으면 연습하는 만큼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안되면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만큼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된다는 것을. 노력한 만큼 아름다운 음색이 나오게 된다는 것을.

결혼도 그렇다. 결혼을 했으면 배우고 또 배워야 한다. 배우자에게서 아름다운 소리가 나도록 행복의 소리가 나도록 연습하고 또 연습해야 한다.

악기를 다루지 못하면 악기가 소음이 되듯 배우자를 잘못 다루면 소음이 나게 된다. 아마 대한민국 가정의 대다수가 불협화음을 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행복을 위해서 연습하고 또 연습하면 행복에 겨운 소리가 나는 아름다운 가정이 될 것이다. 결혼은 누구나 처음 겪는 과정이기에 누구나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포기하면 안된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안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혼자 악기를 배우려면 한계에 부딪히듯 결혼 생활도 혼자 배워가려면 한계를 만나게 된다.

좋은 연주자는 좋은 선생을 만나야 하듯 행복한 결혼생활을 원한다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 가면 좋다. 그리고 배워라. 그것이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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