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성배

영동본부 기자
요즘 초·중·고교 축구 감독이나 코치는 마음이 뒤숭숭하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지도자들도 마음이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이유는 정부와 대한축구협회가 내년부터 전국규모의 각종 축구대회를 시범적으로 폐지하고 지역 리그제를 도입토록 했기 때문이다. 성과가 좋으면 각 종목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발표였다. 여파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정식 학교 교사가 아닌 일부 감독과 코치들은 앞으로 닥쳐올 고용 불안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학교 수업을 정상화하고 방과후 운동을 한 뒤 주말 리그전을 펼치라는 방침은 곧 전문 지도 감독, 코치의 역할 감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부하는 선수’에 대한 정부 방침을 이해 못하는 것이 아니지만 정책 결정에 앞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차단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장 도내 일부학교의 코치는 지도자의 길을 접고 학교에 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러는 사이 대한축구협회는 다음달에 있을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만 몰입한 채 일선 학교 운동부의 팀 해체 위기를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지역 리그제 도입 발표 이후 후속 대책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번 조치로 스포츠 마케팅에 나선 각 지자체도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상황에 처해 있다.

한 초등 축구감독은 “기량이 좋은 코치들이 클럽을 창단하기 보다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 떠나고 있어 한국 스포츠의 미래는 어둡다”고 한숨지었다. 우수 지도자 밑에 최고 선수가 나오는 법인데 대안없는 정책발표로 코치들만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sbho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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