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시즌들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던 미프로야구LA 다저스가 최근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4월 한 때 1위를 질주했던 다저스는 18일(한국시간) 벌어진 애너하임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믿었던 마무리 제프 쇼가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는 등 4실점해4-6으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37승33패를 기록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순위경쟁에서 콜로라도 로키스(37승32패)에게도 반게임차로 뒤져 서부지구 4위로 주저앉고 말았다.

또한 다저스는 에이스 캐빈 브라운과 앤디 애쉬비, 강타자 개리 세필드와 에릭캐로스 등 주축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들락거려 포스트시즌이 멀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데이비 존슨 감독을 해임하고 짐 트레이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다저스는 스프링캠프기간 세필드가 부당한 대우를 문제삼아 트레이드를 요구, 심각한 내분을 보였다.

4월에는 캐빈 말론 단장이 팬들과 스탠드에서 언쟁을 벌인 뒤 사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으나 팀 성적만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선두 질주에 제동을 건 것은 예상치 못한 '부상 악령'이었다.

3루수 애드리안 벨트레가 맹장수술 후유증으로 4월 한 달이상 결장했던 다저스는 5월들어 세필드와 캐로스가 전열에서 이탈해 타선의 중량감이 떨어졌다.

다저스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는 것은 마운드 사정이다.

에이스 브라운은 목디스크로 후반기에나 등판이 가능하고 제4선발 애쉬비는 올시즌 출장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 결과 다저스 마운드는 급격히 약화되며 최근 13경기 팀 방어율이 5.60으로치솟아 `투수 왕국'이라는 명성이 무색해졌다.

특히 이 기간 박찬호가 등판했던 3경기를 뺀 다저스의 팀 방어율은 7.16에 이르러 팀 마운드가 `동네북'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나마 다저스 벤치의 유일한 위안이 거듭되는 박찬호의 호투다.

박찬호는 8승4패, 방어율 2.73, 105탈삼진의 빼어난 성적으로 다승부문은 내셔널리그 공동 3위, 방어율 7위, 탈삼진 4위 등 각종 투수성적에서 상위 랭크됐다.

상황이 이쯤되자 박찬호에게 인색하기만 했던 지역신문 LA 타임스도 최근 박의달라진 위상을 소개하며 다저스의 부진을 꼬집었다.

올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을 획득하게 되는 박찬호는 막대한 부를 거머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나 동료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올해도 포시트시즌에 진출하고픈 소망은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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