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챔피언 퍼팅을 실패해 대관식을 하루 미뤘던레티프 구센(32.남아공)이 기어코 제101회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50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구센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파70. 6천931야드)에서 치른 18홀 연장전에서 버디 3개와 보기 3개로 이븐파 70타를 쳐 2오버파 72타에 머문 마크 브룩스(40. 미국)를 2타차로 누르고 우승컵과 상금 9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로써 구센은 개리 플레이어(65년)와 어니 엘스(94, 97년)에 이어 US오픈을 제패한 3번째 남아공 선수가 되면서 대회 사상 22번째 외국인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구센의 우승으로 미국은 97년 엘스 이후 3년째 지켜오던 우승컵을 다시 외국인선수에게 내줬다.

구센은 또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내리 선두를 유지하며 우승한 9번째 선수로기록을 남겼다.

어이없이 60㎝ 퍼팅을 놓쳐 연장전까지 끌려온 구센은 더이상 실패를 되풀이할수 없다는 듯 신들린 샷과 정확한 퍼팅으로 브룩스를 압도했다.

전날 치열했던 각축전과는 달리 연장전 승부는 싱겁게 결판났다.

초반 구센의 아이언샷이 번번이 그린을 외면한데다 3번홀(파4)에서 브룩스가 먼저 버디를 터트려 1타를 앞서자 승부의 균형은 브룩스 쪽으로 기우는 듯 했다.

그러나 절묘한 쇼트게임으로 보기없이 1타차를 유지하던 구센은 6번홀(파3) 버디로 브룩스를 따라잡으며 전기를 마련했다.

브룩스가 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오히려 1타를 앞서게 된 구센은 9번홀(파4)과 10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버디 퍼팅을 거푸 성공시켜 연속 보기로 주저앉은브룩스를 순식간에 5타차로 밀어냈다.

사실상 승부는 이곳에서 결정난 셈.

12번홀(파4)에서 구센은 그린을 놓치며 보기로 주춤했지만 브룩스도 나란히 보기를 기록한 덕에 편안하게 경기를 이어 갔다.

17번홀(파4)에서 브룩스는 회심의 버디를 낚아 보기를 저지른 구센과의 격차를3타로 줄였지만 남은 마지막 18번홀에서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드라이브샷 비거리가 브룩스에 비해 20야드나 더 나가는 장타자 구센은 연장전에서는 대부분의 파4홀에서는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면서 최대한 페어웨이를 확보하는 등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냈다.

특히 구센은 1번홀(파4)에서 벙커샷으로 홀 바로 옆에 붙이는가 하면 2번홀(파4)에서는 3ｍ 파퍼팅을 성공시키고 3번홀(파4)에서도 벙커에서 홀 1.2ｍ에 공을 떨구는 등 위기 관리가 뛰어났던 것이 승인이었다.

8번홀(파3)에서 키높이의 깊은 벙커에 빠진 공을 핀 10㎝에 붙인 것은 이날 구센이 보여준 최고의 샷이었다.

9번홀과 10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은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퍼팅도 구센의승리를 결정적으로 도왔다.

유럽투어가 주무대인 구센은 이번 우승으로 일약 세계적 스타로 도약했으며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10년간 예선면제, 마스터스 5년간 출전권 및 PGA투어 5년간 풀시드권 등 푸짐한 보너스도 챙겼다.

96년 PGA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5년만의 투어 우승이자 메이저 2승, 그리고 생애첫 US오픈 우승을 노리던 브룩스는 비거리, 정확도, 쇼트게임, 퍼팅 등 모든 면에서구센에 미치지 못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