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태범

홍천 면류관교회 담임목사
사람이 삶을 살면서 시간의 유속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말한다. 20대는 시속 20km, 30대는 30km, 40대는 40km, 50대는 50km, 60대는 60km로 달리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내 인생 반세기의 인생을 넘어서면서 인생을 해살이 순례라는 것을 늦지만 이제야 깨닫는다. 전에는 한해살이 순례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는 너무나도 분명하게 한 장의 그림 속에 그려져 보인다. 옛사람들이 농사일을 두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하여 농업은 천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농사일은 인생을 일 년에 압축하여 해살이 순례하는 것으로서의 근본이 되기 때문이리라고 생각한다.

사반세기를 한 교회를 섬겨 목회를 하면서 성도들의 해살이 순례에 삶의 동기를 부여하는 의미를 묵상하여 공급했다. 내가 먼저 받은 영감에 인생을 살며, 나처럼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행복이라고 나를 따라오라고 웅변해왔다. 금년 해살이 순례는 한국의 한강을 묵상하며 이미지화했다. 한강은 서해바다로 향한다. 한강은 양평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두 강이 하나로 합쳐 한강이 된다. 한강이 되는 두 강은 금강산에서 발원하여 화천 춘천 청평을 흘러 두물머리에 이르는 북한강과 태백 검용소에서 발원하여 평창, 영월, 단양, 충주, 여주를 흘러 두물머리에 이르는 남한강이다.

인생도 그렇다. 남녀가 각자 다른 삶의 뿌리가 되는 곳에서 각자의 출생지를 발원지로 하여 두물머리까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가지고 결혼이란 통과의례를 통하여 한강으로 한 가정을 이룬다. 한가정은 바다를 향해 유유히 서울의 남북을 가르며 바다로 향한다. 한강처럼 흘러가는 인생살이는 멀리서 보면 유유하고 평온하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삶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면 그 유속은 처절한 실존을 느낀다. 2008년 8월 15일 건국 60주년 한강도강 수영대회에 참가했다. 거리는 16km 시간은 20분 강물에 뛰어들어 조금을 가자 강 중심부의 유속은 결코 잠잠하지 않았다. 거대한 중압감이다. 한마디로 죽음의 두려움을 공포로 느끼며 처절하게 힘을 다하여 중심을 벗어났다. 이것이 삶의 현장이리라.

한강을 몸으로 경험한 이야기를 해살이 순례의 이미지로 하여 이사야 12: 2-3절에 접목하여 ‘구원샘물을 길어 흘러 바다를 산다’로 정했다. 바다는 강하고는 전혀 다르다. 흐름도 다르고, 사는 생물이 다르며, 맛도 다르다. 그리고 그 바다는 온 세계를 품고 있고, 지역을 따라 이름을 달리할 뿐이고 완전히 하나의 바다다. 나는 이 바다를 하나님의 나라로 본다. 영원한 세계이고 풍성함과 자유와 행복이다. 샘물로 이루는 바다는 은혜의 바다로 그 속에 생명이 넘쳐 생명의 바다, 평화의 바다, 기쁨의 바다, 승리의 바다, 행복의 바다, 축복의 바다, 자유의 바다, 풍요의 바다, 영광의 바다, 기적의 바다, 사랑의 바다, 신비의 바다 능력의 바다다. 성경 계시록 21:6절에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라고 증거한다. 이 바다를 사모한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바다는 오늘 사는 곳 여기서 쉼 없이 샘물을 길어 흘러흘러 이른다. 물 긷는 삶의 수고가 바로 인생의 해살이 순례 행복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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