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규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최근의 강원도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은 별로 반갑지 않다. 4월 8일부터 보름 동안 강원도에서 모두 5건의 동반자살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많은 언론들이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다. 어떤 언론은 “자살하는 사람들이 마지막 장소로 인적이 드물면서 아름다운 곳을 고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은 “일단 산이 많고 인적이 드문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을 원인으로 지적하며, 잘 발견되지 않아 자살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언론은 “앞서 발생한 동반자살을 모방”해서 강원도에서 동반자살이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잇따른 외지인들의 방문 자살에 대해 도민들은 속상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죽음 때문에 안타깝고, 그 장소가 강원도라는 사실로 인해 당황스럽다. 마치 강원도가 ‘자살의 적지’인 양 비쳐질까 걱정을 하고 있다. “왜 하필이면 강원도냐”라고 하며 이미지 훼손을 우려하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강원도가 자랑하는 자연 환경이 엉뚱하게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이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자칫하면 관광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우리사회의 자살 문제는 이미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다고 한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동반 자살한 사람들이 인터넷 자살 카페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런 카페들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살 방지를 위한 다양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자살 방지를 위해 강원도민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홍천에서 펜션 업주의 기지로 동반 자살을 막았던 것이 그 한 예가 될 수 있다. 강원 도내 각 기관이나 도민들이 관심을 갖고 자살 방지를 위해 나선다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것만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자칫 강원도에 대해 조금이라도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하다. 나아가 강원도가 ‘웰니스 명소’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전략도 절실하다. 흔히 웰빙‘(well-being)과 같은 개념으로 쓰이기도 하는 ‘웰니스(wellness)’란 단순히 신체적인 건강에 국한되는 개념이 아니다. 웰니스는 건강한 생활의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웰니스의 3요소인 운동·영양·휴양을 통합해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천혜의 자연 환경을 지닌 강원도가 웰니스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임은 새삼 말할 필요조차 없다. 또 강원도가 생명·건강 산업을 지역혁신 5개년 계획의 전략산업으로 선정했던 것도 도움이 됐다. 여기에 도내 숙박시설·의료기관· 언론사 등이 힘을 합한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4월 23일 평창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세 번째 도전권을 획득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강원도에서의 동반 자살’이 계속 보도되는 보름 동안의 악몽을 떨쳐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제부터 ‘웰니스 명소’ 강원도를 만들고, 알리는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고,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나아가서는 강원도를 웰니스 명소로 만드는 것이 곧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될 것이다. 4월 중순 보름 동안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던 ‘강원도에서의 동반 자살’이란 보도가 더 이상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더불어 강원도가 ‘운동·영양·휴양’을 통해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웰니스 명소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이제 우리 모두 심신이 지친 국내외의 사람들이 강원도에 와서 다시 삶의 의욕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럴 때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도 성공하고, 지역 경제도 발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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