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이뻐서(1)


3반의 최고 명물은 김두성이다.

그의 별명은 두개골이다.이름에서 '두'자를 따고 개구쟁이에서 '개'자를 따고 골치아프다에서 '골'자를 딴 것이다.

숙제도 지겹게 안해오지만 말썽부리는 걸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녀석이다.

어느 날 엄지 선생님께서 점심을 먹고 일기장 검사를 하고 있는데 운동장에서 놀던 계집애들이 벌떼처럼 우르르 교실로 쏟아져 들어왔다.

'무슨 일났구나''

그런 모습에 익숙해져 있는 엄지 선생님은 단번에 짐작 할 수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선생님,두개골이 권총으로 5반 여자애를 쏘아서 울면서 양호실로 갔어요"

수정이가 코 앞까지 다가와서 쫑알거렸다.

개구쟁이의 실력 발휘가 날이 갈수록 상상을 초월했다.

"권총이라고 했니?"

"예,아주 비싼 거예요.용수철을 갈아 끼워서 아주 멀리 나가요"

3반 애들도 맞아 본 경험이 있는지 권총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럼 많이 다쳤겠구나"

"목에 맞았는데 피가 뚝뚝 떨어졌어요"

명희가 손으로 자기 목을 가리키며 호들갑이다.

그 때 5교시 시작종이 울렸다.

마침 합동체육시간이어서 엄지 선생님은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열중쉬어! 차려!"

김종성 선생님께서 구령을 부르고 있었다.

엄지 선생님은 두개골 앞으로 가서 발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슬며시 두개골의 왼쪽 가슴을 만지면서

"간이 큰 두개골님께서 어찌하여 심장이 이리 뛰노?"

하고 은근히 두개골의 행동을 살폈다.

"점심 시간에 축구를 해서 그렇습니다"

녀석의 핑계는 과연 일품이었다.

"그게 아니고 서부 활극 영화에 출연해서 그런 거겠지?"

엄지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는데도 엉뚱한 대답이 또 튀어나왔다.

"저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아요"

"그럼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하고는 엄지 선생님이 두개골의 몸을 수색했다.

싸늘한 촉감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글/김양수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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