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부제 없이 산나물 신선도 유지

▲ 이경원 산들메 식품 대표
도내 산나물은 맛과 향취, 효능이 좋아 봄철이 되면 전국의 산나물 채취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러나 도의 특산품이라고 할 수 있는 산나물을 활용한 산업은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동해에 위치한 ‘산들메 식품’의 이경원(44·사진) 대표가 자연의 맛 그대로 산나물을 사계절 변함없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제품화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업계에서 ‘괴짜’로 통한다. 1990년 초부터 해오던 양조사업을 2000년 지인과 함께 산에 갔다 채취한 산나물 맛에 반해 한순간에 접었다. 이후 그의 관심은 맛있는 산나물을 어떻게 하면 장기간 저장·보관할 수 있을까에 머물게 됐다. 하루가 멀다하고 도내 유명하다고 하는 산들을 돌아다니며 각종 나물을 채취하고 맛과 향을 비교, 분석하는 등 각종 산나물 및 식물에 대해 2년 넘게 각종 자료를 찾아보고 직접 경험도 하면서 독학을 했다.

그 결과 저지대 나물보다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나물의 맛과 향이 뛰어나며 질기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 간장을 이용해 맛과 향이 뛰어난 산나물을 절여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2003년에는 고지대의 나물을 채취해 간장에 절여 1년간 냉장보관 후 개봉했으나 결국 부패해 버려야 했고 썩지 않게 하기 위해 냉동보관에도 도전했으나 나물들이 으스러져 실패했습니다.”

산나물의 특성상 한번 실패를 하면 다시 1년을 기다려 새롭게 채취해야만 했고 산나물을 채취하는 도중 허리를 다치는 등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 결국 이런 과정 속에 각 나물마다 숙성과정의 온도가 다르며 특유의 진액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냈다.

이 대표는 여기에 머물지 않고 10여년 동안 양조사업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발 600m 이상에서 채취한 산나물의 진액을 이용해 효소를 만들고 이 효소를 이용해 다시 1년간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치는 등 효소를 이용한 생체발효 공법을 개발해내기에 이르렀다. 이런 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 한중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뒤 동해시 특산물 공모전에서 수상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08년부터는 제조허가를 받아 제품 생산과 판매에 들어갔으며 판매 1년만에 채취에서 가공까지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웰빙식품이라는 점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온·오프라인을 통해 3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게 됐다. 올해 들어서는 주요 식당은 물론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과도 입점을 협상하고 있다. 산들메 식품(http://sandlemae.com)에서 생산하고 있는 주력 제품은 ‘곰취’와 ‘나물취’, ‘곤드레’, ‘명이나물’ 등 4종류며 청양고추와 엄나무, 오가피 등도 판매하고 있다. 박수혁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