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창성

서울본부 취재부국장
금강산관광과 동해북부선(제진~감호) 복원은 1953년 7월 휴전이후 한국현대사에서 분단극복을 위한 남북간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된다. 이 역사적인 사건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그리고 전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성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금강산관광은 1989년 1월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금강산 남북 공동개발 의정서가 체결되면서 물꼬가 터졌다. 그리고 10여 년의 노력끝에 199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선인 ‘금강호’가 동해항을 떠나 북한의 금강산을 향해 출항하면서 막이 올랐다. 그뒤 육로관광, 1박2일 관광 등으로 발전했으며 지난 2005년 6월 관광객이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어 2007년 5월 내금강 관광이 시작됐고 2008년 3월에는 승용차 관광도 실시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새벽 우리측 관광객 박왕자(피격당시 53세)씨가 금강산관광지구에서 산책 중 북한군에 의해 총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금강산 관광은 중단됐다. 우리측은 사고직후 남북공동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북측은 이를 거부했다. 그후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손꼽혔던 금강산관광은 1년 가까이 전면 중단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동해북부선 제진~감호구간 복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동해선과 경의선 복원에 합의한후 시작됐다.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의 철조망과 지뢰 등을 걷어내는 7년여의 대역사 끝에 남고성의 제진역과 북고성의 감호역 11.1㎞를 잇는 철도가 회복됐다. 동해북부선 복원은 2007년 5월 17일 남·북한의 열차가 시험운행을 하면서 절정에 다다랐다. 하지만 시험 운행 이후 2년 넘게 철도왕래는 끊긴지 오래다. 남북의 철마들은 시뻘건 녹을 털어내며 남과 북으로 내 달리고 싶다.

그러나 북한은 정부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 공동조사와 잇단 남북한 대화제의를 무시한 채 올들어서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로켓 발사, 2차 핵실험 강행에 이어 최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서두르고 있다. 또 UN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북결의 1874호에 맞서 지난 13일 외무성 성명을 내고, 우라늄 농축 작업 착수, 새로 추출한 플루토늄의 전량 무기화, 봉쇄시 군사적 대응 등 3개 대응조치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에따라 한때 남북화해와 협력의 상징이었던 강원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남북 긴장과 갈등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6일 오전(현지시각)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북 공조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한반도에 전쟁 반발 등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및 재래식 전력 제공 등의 문제도 논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의원 당시 외교위원회에서 핵무기 비확산 등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정상이 UN이나 6자 혹은 5자 회담의 틀에서 대화를 통해 남북문제에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분단 반세기동안 안보불안과 이중, 삼중의 군사규제에 시달리다 지난 10여년 동안 잠시나마 남북교류의 벅찬 기쁨을 경험했던 도민들이 최근 다시 고조되는 한반도 위기를 지켜 보며 한·미 정상회담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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