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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윤승노 2009년 07월 03일 금요일
   
▲ 윤승노

화천 늘사람침례교회 담임목사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河數)같이 흘릴 지로다’라는 말씀은 구약성경 30번째 책인 아모스서 5장 24절에 기록된 말씀이다. 아모스는 북 왕국 이스라엘을 위해 활동했던 선지자였다. 당시의 사회상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 버금가는 평화와 번영의 시기였다. 그러나 경제적 번영은 오히려 빈부의 격차를 가져왔고, 사회정의는 무너졌으며 드디어 사회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모스서 2장 6~7절에 ‘은을 받고 의인을 팔며, 신 한 켤레는 받고 가난한 자를 팔며’, ‘가난한 자의 머리에 있는 티끌을 탐내며’라고 했다. 재판관이 법대로 의로운 재판을 하지 않고, 뇌물을 받고 죄 없는 자를 정죄하는 불의에 대해 지적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회의 공의를 수호하는 사법부의 막중한 책임을 생각하면서 기록된 말씀이리라. 그들의 탐심은 양의 대소를 불문하고 뇌물만 있으면 사소한 빚을 진 가난한 사람까지 노예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인권이 유린되었다는 것이다. 당시 북이스라엘 백성들은 얼마나 탐심과 불의한 행위가 극심했던지 가난한 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애통해하며 재를 뒤집어 쓸 때 부자(富者)들은 이것까지도 탐을 냈다는 말이다. 이러한 당시의 시대상 앞에서 아모스 선지자는 ‘오직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릴지로다’라고 경고했다.

며칠 전 빗길을 운전하던 중 승용차가 힘없이 스르르 멈춰 섰다. 고장이 난 것이다. 집에서 나온 지 5분도 안되어서다. 처음에는 차내 조명이 꺼지더니 전기가 끊어지고 엔진 소리가 죽으면서 차가 완전히 멈췄다. 길가에 세워놓고 몇 번이고 키를 돌리면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봤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예 전기가 먹지를 않는다. 모든 계기판이 깜깜했다. 보험회사의 신속하고 친절한 긴급서비스를 통해서 견인차가 오래지 않아 도착했다. 기사가 여기저기를 열고 두드리고 만져보면서 원인을 찾아보았지만 알 수가 없단다. 할 수 없이 견인을 해서 집 가까이에 있는 1급 정비공장으로 갔다. 정밀진단을 한 결과 ‘제너레이터’가 고장이라고 해서 교환을 했다. 그리고 크레디트 카드로 영수처리 하고 차를 가지고 왔다. 집에 와서 내역 서를 보니 영수된 금액 중에는 견인 비 1만원이 포함되어 있었다. 표시된 내용으로는 견인 거리가 15㎞이고, 10㎞ 무상 외 본인 부담금으로 5㎞에 해당하는 1만원의 견인비가 청구된 것이다. 실제로 견인거리는 4㎞가 조금 넘었는데. 전화를 했다. 견인거리가 실제로 그렇지가 아니 할 터인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했더니 ‘착오였다’는 해명과 동시에 1만원을 계좌입금시켜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즉시 입금되었다. 그런데도 기분이 개운치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레디트 카드를 결제하고 내역서를 받지 않는다. 나도 평소에 그렇게 했다.

경제적 번영이 반드시 선진문화를 이루거나 행복지수를 보장하지 않는다. 조금은 못살고 가난하더라도 서로 믿고 신뢰하며 살 수 있을 때 우리는 기쁘고 평안하고 행복할 수 있다. 성경은 말한다. ‘지극히 작은 일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 하니라’(누가복음 16장 10절). 왠지 크레디트 카드 앞에 민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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