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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는 삶

김주성 2009년 09월 04일 금요일
   
▲ 김주성

육군 이기자부대 군종장교(목사)
작년 여름, 로또복권의 그 전주 1등이 아무도 나오지 않아 당첨금이 이월되면서, 혼자 당첨될 경우 무려 280억을 받을 수 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복권 가게 앞에 장사진을 이루며 로또복권을 구매하는 모습이 TV뉴스에 보도되었습니다. 결국 1등이 13명 나와 배당금을 혼자 다 가져가진 못했지만, 그래도 한 사람당 20억씩은 가져간 셈입니다. 가히 일확천금이라 부를 만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꿈꾸며 살아갑니다. “뭐니뭐니해도 머니(Money)가 최고!”라는 말처럼, 월급만 빼고 모든 게 다 오른다며 한숨짓는 서민들 입장에선 충분히 공감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소망처럼 풍요롭고 넉넉하지 못합니다. 늘 부족하고 빠듯하고 어렵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의 입에선 감사가 아닌 불평이 쏟아지기 십상입니다. 누구든지 “돈만 많으면” 적어도 지금보단 행복하고 감사한 삶을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질 만능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어쩔 수 없는 자화상인 듯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렇습니까? 우리가 오늘날 감사하며 살아가지 못하는 까닭이, 정말 과거보다 돈이 없고 먹을 것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여 힘들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예전보다는 모든 게 더 나아지고 풍요로워졌습니다. 하지만 이전보다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만족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 탓입니다.

어느 정도의 물질을 소유해야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을까요? 물론 지금보다 물질적으로 넉넉해지고 풍요로워지면, 감사할 수도 있고 행복해지기도 할 것입니다. 적어도 “지금”보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욕심이란 끝이 없어서, 가지면 가질수록 더 많이 갖고 싶어져 만족함이 없기 마련입니다. 지금 당장의 만족과 감사는 곧 “나중”의 불만과 한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이 아닌, 일시적인 만족일 뿐입니다.

삶에 대한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가장 높게 나타난 나라가, 우리보다 잘 살고 풍요로운 선진국들이 아니라, 우리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아프리카의 한 국가였다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행복의 조건, 감사의 조건은 물질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토록 꿈꿨던 로또 1등과 부동산 벼락부자가 오히려 독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았고 화목했던 가정들이, 갑자기 주어진 엄청난 부를 감당하지 못하고, 오히려 재산 다툼을 하다 깨어지고 불행해진 이야기들을 접하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합니다. 어떤 형편에서건 자족하며 감사할 수 있는 삶의 자세가 먼저 준비되어야만, 엄청난 부가 주어져도 감당할 수 있는 법입니다.

우리 삶의 행복은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똑같은 조건과 상황에서도 어떤 이는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다른 이는 불평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무슨 차이입니까? 전자는 자신이 “이미” 가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고, 후자는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요? 정말 그렇습니까? 아무 것도 찾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아직 더 찾을 것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아 있음에, 건강이 있음에, 가족이 있음에, 이웃의 좋은 사람들과 도움의 손길이 있음에, 오늘 하루의 따뜻한 햇살과 길 가에 핀 한 송이 꽃을 보며 감사하십시오. 먼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때 정말로 감사할 수 있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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