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란

영동본부 주재 기자
강릉시가 역사·예술·학술·기술·경관적으로 보호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향토문화유산 보호에 나섰다.

지정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향토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 지속적인 보호, 전승 체계를 갖추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를 위해 강릉시는 지난 2008년 ‘향토문화유산 보호·관리 조례’를 제정, 지원근거를 마련해 지난해와 올해에만 3억원의 예산을 들여 서낭당 및 효자각, 정자 보수 등 16개 사업을 지원했다.

그러나 지원사업들이 형평성을 이유로 각 읍·면·동 별로 고루 배분되고, 지원을 위한 명분 또한 뚜렷하지 않은 듯해 아쉬움을 주고 있다.

자칫 향토문화유산 ‘복원’이라는 명분으로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 내며 일종의 ‘마을가꾸기 사업’으로 전용될 위험은 없는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강릉은 도내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도가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 문화재 505건 가운데 116건이 강릉에 있다. 여전히 강릉의 곳곳에는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거나 재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문화유산들이 적지 않다.

낡고 노후화된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숨어 있는 문화유산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고 함께 공유하며 지속적으로 계승해나가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식과 공감대 확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lany97@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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