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종

원불교 강원교구 삼척교당 상타원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모든 유(有)는 사랑을 먹고 산다. 어느 것 하나도 사랑 없이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랑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 더욱 더 확실한 에너지를 주기도 한다.

우주와 지구상의 이 공간에는 많은 에너지들이 존재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일체의 유정 무정이 그 기운을 머금는다.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의 상태에 따라서 좋은 에너지를 늘 받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기운 처에 있으면서도 사기와 악기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좋은 기운을 받는 사람은 늘 좋은 마음을 가지고 생활하며 안 좋은 기운을 받는 사람은 늘 안 좋은 마음을 가지는 것뿐이다.

어떤 사람은 욕심과 번뇌 망상에 사로잡혀 무수한 죄업을 짓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또 한편으로는 나보다 못한 무수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방면으로 든지 나누고 베풀면서 은혜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와 같이 나의 마음 작용에 따라 좋은 기운을 받기도 하고 사악한 기운을 받기도 한다. 나를 지배하는 것은 나의 마음작용이다.

나의 마음이 나를 지배할 뿐만 아니라 우주를 지배, 관장한다는 것을 알면 이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많은 에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선한 마음을 가지면 좋은 에너지를 받을 것이요. 사악한 마음을 가지면 좋지 못한 우주의 에너지를 받을 것이다. 우주는 인간이 마음먹기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로 인간을 감응시킨다.

천지자연은 어느 것 하나 그대로 있지 않고 항상 변화한다. 천지만물은 가을 겨울에는 움츠러들고 봄 여름에는 활짝 펴진다. 움츠러드는 것은 음(陰)기운이 주가 되기 때문이며 활짝 펴지는 것은 양(陽)기운이 주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진리가 작용하여 만물을 지배하게 된다. 이를 음양상승하는 이치라고도 하며 음양상추라고도 한다. 음양은 항상 조화를 이루려 한다. 우주 음양의 조화가 깨어지면 그 해악은 인간이 고스란히 받는다. 인간은 우주의 조화가 깨어지지 않도록 항상 조화로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천지가 서로 상응하고 감응하여 우주와 인간이 혼연 일체가 되어야 조화로운 세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화로운 세상은 인간의 마음먹기에 달려 있는 것이다.

산하대지에 가을이 오면 초목들이 낙엽이 되고 봄이 오면 다시 잎이 피는 것도 형상도 없고 잡을 수도 없는 한 기운의 조화요, 우리가 생로병사를 면할 수 없는 것도 무형한 한 힘이 들어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우주가 끝없이 성주괴공 되는 것도 형상 없는 한 기운의 작용에 의하여 변화한다. 형상 있는 것을 지배하는 것은 곧 형상 없는 힘이다. 이와 같이 형상 없는 무형한 힘이 천지만물을 변화하고 상생상극으로 순환무궁으로 끊임없이 생성한다. 이러한 진리를 알면 천지만물 어느 것 하나도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살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없어서는 살지 못할 관계에 있는 우리 모두는 서로가 서로에게 은혜를 베풀고 살고 있다. 천지 만물 일체 처, 일체 물이 나의 존재를 보존하게 해준다. 이름 모르는 풀 한포기, 아무렇게나 휘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까지도 나를 존재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우주 만물에게 도움을 받고 사는 나는 받은 그 고마움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에게 되돌려 준다. 주고받고 사는 세상 모두가 은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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