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정 무

강릉영동교회 담임목사

(강릉시 기독교연합회 부회장)
이태리 말에 ‘패카토 모르탈레’란 말이 있다. ‘용서 받지 못할 죄’를 일컫는 말이다. 이승에서뿐 아니라 저승에서도 용서 받지 못할 죄라는 것이다.

‘패카토 모르탈레’에 해당하는 죄의 첫째는 기업을 경영하거나 장사하는 사람이 이윤을 남기지 못하는 죄이다. 기업경영이나 상업은 이익을 올려야 세금을 내고, 사원들 월급을 지급하고 자신의 가정도 꾸려나갈 수 있고 자신의 삶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 이익을 올리지 못하게 되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려니와 사회와 국가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그래서 용서 받지 못할 죄라는 것이다.

‘패카토 모르탈레’의 두번째는 공무원이 세금을 낭비하는 죄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국가가 운영되고 복지 사회를 유지해 나가게 된다. 공무원은 이 세금을 쓰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 공무원들이 불성실하여 세금을 낭비하게 되면 이는 ‘패카토 모르탈레’, ‘용서 받지 못할 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패카토 모르탈레’에 한 가지를 더 추가 한다면, 하나님이 자신에게 준 재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썩히거나 낭비하는 죄일 것이다. 성경에서는 그런 재능을 ‘달란트’라 부른다.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달란트이다. 영화나 연극에 등장하는 배우로서의 ‘탤런트’란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주신 재능으로써의 달란트를 이름이다.

얼마 전 유명한 탤런트 박용하씨가 자살을 하였다는 소식이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겨울연가란 드라마가 히트를 치게 되면서 한류(韓流) 스타가 된 탤런트이다. 자신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을지라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달란트를 사용치 못하고 스스로 포기한 그 자체가 패카토 모르탈레, 용서 받지 못할 죄라 여겨진다.

빅터 프랭클(Viktor Emile Fankl, 1906~1973)은 정신분석 방법인 로고테라피를 발견한 심리학자이다. 그는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히틀러의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사람이다. 그가 수용소 생활의 체험을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고전에 해당하는 값진 책이다. 나는 가끔 마음이 뒤숭숭할 때는 이 책을 뽑아 잠시 동안이나마 읽곤 한다. 오늘은 ‘살아야 할 이유’를 주제로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수용소에서 사람의 정신력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는 그에게 먼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보여 주는 데 성공해야 한다. 니체가 말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고.” 이 말은 강제수용소의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와 정신위생학적 치료를 하려는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말이다.

수감자들을 치료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들이 처한 끔찍한 현실을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 그들에게 살아야 할 이유 즉 목표를 얘기해 주어야 한다. 자신의 삶에 이루어야 할 목적도 없고 목표도 없는 사람은 슬픈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곧 파멸하고 말 것이다.

모든 충고와 격려를 거부하는 그런 사람들의 전형적인 대답은 이런 것이었다. “‘나는 내 인생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요.’ 이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삶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라고”

요즘 우리 사회에 자살이 너무 흔하다. 일 년에 1만4000명 이상이 자살을 한다. 인기 스타도 재벌도 전직 대통령까지도 자살하는 사회이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는 삶이 힘들어서가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를 미처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삶의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되면 어떤 시련도 좌절도 능히 극복하여 나갈 수 있다.

자살은 이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내세에서도 영원히 ‘패카토 모르탈레’ 곧 용서 받지 못할 죄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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