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현

태백 주재 기자
최근 태백시축제위원회가 20만원 상당의 ‘고가 의류’를 단체복으로 제작했다는 소식이 본지를 통해 알려지면서(본지 10월12일자 4면·13일자 5면) 지역사회가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태백시축제위원장과 일부 축제위원은 지난 13일 기자를 찾아와 단체복 구입과정에 대해 해명했다. 이들은 “단체복은 보도와 달리 외부공기업의 보조금으로 구입하지 않고 시에서 지원한 전체 축제사업비에서 다소 여유예산이 생겨 옷을 제작하게 됐다. 특히 태백제 개막을 앞두고 시비 2000만원이 추가 확보되면서 행사경비에 여유분이 생겼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또 “이달말 임기종료를 앞둔 축제위원들이 지난 1년여간 단 한 푼의 수당 없이 자원봉사로 일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옷이라도 한벌을 제작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시민들은 누가 무슨 돈으로 옷을 입었느냐는 차후의 관심사다. ‘20만원상당의 단체복을 구입하게 된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는 반응인데 이에 대해 최소한 ‘판단착오’라는 정도의 대시민 사과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해명대로라면 옷값은 결국 문제의 외부공기업 보조금 대신 시민의 혈세인 시비로 지불하겠다는 의도를 표명해 또 다른 불씨를 키우고 있다. 단 한 푼의 예산이 아쉬운 태백시 살림살이에 이건 또 무슨 발상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단체복 파문의 최대피해자는 대다수 축제위원이다. 영문도 모른 채 제작된 옷 한 벌로 인해 지역축제를 위해 열정적으로 헌신해 온 개인의 명예가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들과 태백시민들의 울분을 ‘눈가리고 아웅식’의 해명으로 이해시키려는 태도는 자칫 또다른 비난을 야기하기 마련이다. 해명인지 궁색한 변명인지 분간할 수 없는 대응에 안타까운 감정을 지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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