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희주

태백 생명의 전화 소장
‘행복 전도사’로 알려진 최윤희(63)씨가 자살했다.

최 씨는 자가 면역질환으로 알려진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에 세균성 폐렴까지 겹쳐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전남 해남 땅 끝 마을에 내려가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던 최 씨는 결국 지난 10월 7일 오후 8시30분 경기 고양시 장항동의 한 모텔 방에서 남편과 동반 자살함으로 생을 마쳤다.

최 씨의 남편은 1주일 전엔 집을 고치거나 책을 정리하는 등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자녀들에겐 여행을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떠났다고 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행복을 만들어 나가자”며 늘 긍정적인 사고를 외쳤던 최 씨의 선택이었기에 놀란 가슴 지그시 누른 채 ‘얼마나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과 ‘그랬더라도 다른 선택을 해주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았던 사건이었다.

삶에 대한 특유의 해법을 가지고 ‘밥은 굶어도 희망은 굶지 말자’며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최 씨지만 극심한 고통과 절망을 안겨준 병마 앞에 최 씨의 긍정적인 삶의 철학도 무너져 버렸다.

자살은 특정한 사회집단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계층에서 일어나고 있다. 성적을 비관하는 청소년에서부터 직장을 잃은 중년남성, 농어민, 사회지도층 인사, 잇따른 국내 인기 연예인들의 자살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자살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특별히 유명인사의 자살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모방자살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인터넷에는 자살도우미와 자살사이트까지 있어 정말 자살공화국이란 말을 실감케 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가입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자살이 국내 사망원인 4위로 꼽힐 정도로 자살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하다.

특히 강원도 내 자살률이 2년 연속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자살자들은 자살이 고통의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가족과 동료 그가 속한 공동체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정신적인 충격, 그리고 죄책감을 남긴다.

자살은 개인적인 사건이라 생각하지만 사회적으로 또 다른 자살을 부추기고 생명경시풍조를 낳으며, 공동체를 불안정하게 한다. 자살은 결코 끝이 아니며 개인적인 사건만으로 단정하기엔 너무나 큰 상처를 준다.

자살은 분명히 예방할 수 있다.예측 할 수 없는 자살을 막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자살자 대부분은 그들의 자살의도에 대한 경고 신호를 보낸다. 그러므로 세심한 관심을 가지고 자살자들이 보내는 신호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이해한다면 자살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강원도 내 자살률이 2년 연속 전국 최고라는 가슴 아픈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자살을 예방하고 생명사랑·생명존중운동을 펼치기 위해 지금 태백생명의전화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훈련 받은 자원봉사자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화상담(033-554-0191, 1588-9191)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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