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농가 구제역 탓 매물 부족·가격 하락·사료값 상승

돼지농가 구제역에 매물 부족·소비 위축·수입산 ‘밀물’

추석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구제역 여파로 인해 축산시장 분위기가 냉랭해져 축산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0일 도와 축산농가 등에 따르면 한우농가들은 구제역 여파로 시장에 내놓을 소가 부족한데다 가격하락과 사료값 상승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고, 돼지농가들도 팔 돼지가 없는 현실에서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위축까지 겹쳐 울상이다.

도내 한우 수는 올해 6월 기준 22만8810마리로 지난해 같은기간 22만9027마리와 큰 차이가 없지만 구제역 살처분 농가들의 경우 대부분 송아지를 입식해 키우면서 시장에 내놓을 30개월가량 된 소가 없어 추석특수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힘겹게 구제역을 피한 농가들도 가격 하락에 울고 있다.

거세우 지육 기준으로 9일 기준 가격은 1㎏당 1만3291원으로 지난해 1만6641원에 비해 20.1% 하락했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료가격은 크게 상승하고 있다.

사료가격은 지난해 25㎏들이 한포에 7000원대에 판매되던 것이 현재는 1만2000원대로 배 가까이 오르면서 가뜩이나 힘겨운 축산농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이처럼 가축시장이 냉랭해지자 대목을 맞아 소를 사러온 유통회사와 정육점 관계자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예년과 같은 추석분위기가 사라진 상태다.

춘천축협 관계자는 “춘천에서는 송아지 경매장만 열리고 있을 뿐 일반장은 농가들이 소를 팔러 나오지 않아서 아예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고, 홍천축협 관계자는 “가축시장에서는 송아지는 100마리 이상 거래가 되고 있지만 30개월 이상된 소는 최근 한달간 거래가 없었다”고 위축된 가축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돼지를 키우는 농민들도 구제역 여파로 팔 돼지가 없는데다 뛰는 가격에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한우와는 반대로 돼지숫자가 지난해(42만8593마리)에 비해 15만6114마리(36.4%)로 줄면서 지육 평균가가 1㎏당 6086원으로, 지난해 7월가격 4647원보다 크게 올랐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수입산 돼지고기가 들어오면서 추석대목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태홍 양돈협회 원주지부장은 “키울 돼지도 부족한 상황에 팔 돼지가 없는 게 대부분 양돈농가들의 현실”이라며 “추석 대목은 이미 남의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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