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준

춘천 신망애교회 담임 목사
어느 덧 민족의 명절인 추석이 삼일 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해마다 명절이 되면 마음이 들뜨고 설레게 됩니다. 그 이유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과 같이 아마도 넉넉함과 풍성함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유난히도 길고 지루하게 많은 비가 내려 수많은 사람들이 수해를 입어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당했습니다. 아직도 그 고통이 끝나지 않은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위는 삼일 앞으로 다가왔고 여전히 우리로 하여금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는 것이 바빠서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님들이나 형제들과 또 자주 만날 수 없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기다림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명절에 자녀들이 부모님을 찾아뵈러 가는 것이 아니라 바쁘게 사는 자녀들을 위하여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집으로 명절을 지내기 위하여 가시는 경우들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피곤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자녀들을 위한 부모님들의 사랑과 배려의 마음일 것입니다. 자식들을 위하여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자녀들을 항상 먼저 생각하시는 부모님의 사랑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부모님의 조건이 없는 수고와 사랑은 자녀들에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러시아의 대 문호인 톨스토이는 ‘인간은 사랑을 먹으며 사랑으로 사는 존재’라고 말을 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님의 사랑을 먹고 살고 부모님들 역시 자녀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랑은 받아본 자만이 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사랑은 받을 때보다 내가 먼저 남을 사랑할 때 그 기쁨이 배가 됩니다. 우리의 눈을 조금만 크게 떠서 주위를 바라보면 우리가 사랑을 해야 할 이웃과 사랑을 갈망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세상이 너무나 각박하고 사랑이 메말라 버렸다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부유하고 넉넉하지는 않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사랑으로 섬기며 그 섬김을 기쁨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사랑을 받는 기쁨이 어떤 것인지를 알기에 자신을 희생하며 이웃을 섬기는 기쁨으로 즐거워합니다. 우리에게 어려운 이웃을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만 있다면 이 세상은 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선한 사마리아 사람과 같이 어려움을 당한 이웃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이 사회는 좀 더 따뜻하고 훈훈한 사랑과 감동이 있는 세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강도를 만나 죽어가는 사람처럼 우리의 주위에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 보내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힘이 되고 용기가 됩니다. 더 나아가 내게 있는 작은 것이라도 아낌없이 조건 없이 남을 위하여 베풀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윤택해지고 풍성하게 될 것입니다.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자는 먼저 남을 대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을 확대 해석하면 사랑을 받고자 하는 자는 먼저 사랑을 베풀라는 말씀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남에게 대접을 하고 베풀 때는 나보다 못살고 힘들어 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대접을 하고 베푸는 것이 우리의 삶에 축복이 됩니다. 이제 넉넉함이 있고 풍성함이 있는 한가위 명절이 다가옵니다. 비록 우리가 사는 것이 넉넉하지 못하고 가진 것이 많지 않을지라도 우리가 지금까지 받기만 하면서 살아온 사랑을 이번 한가위를 통하여 아주 작은 것이라도 베풀어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 더욱 기쁨이 있고 감사가 있고 축복이 넘치게 될 것입니다. 독자들 모두가 기쁘고 즐거운 한가위 명절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